피 한방울로 치매 진단..국립보건硏, 알츠하이머 진단 물질 발견

이동인,김미연 2015. 9. 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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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치매 증상만 있어도 피검사를 통해 조기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진이나 뇌 영상 촬영 등을 통해 확진을 받아 온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 진단에 청신호가 켜졌다.

3일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환자의 혈액에서 치매유발 촉진물질인 '수모1(SUMO1·치매유발촉진단백질)'의 혈중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모1의 농도를 지표로 삼아 MRI나 CT 등 뇌 영상 촬영 없이도 치매 여부를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진단 기술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고영호 국립보건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을 유도하는 '수모1' 단백질에 주목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노인성 신경반의 주성분이자 치매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경증 치매환자 80명과 건강한 노인 133명의 혈액을 분석·비교한 결과 치매환자들의 혈액 내 수모1 농도가 평균 1.04ng/㎖로 정상인(0.72ng/㎖)보다 30%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면서 대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와 수모1이 축적되고, 혈액에서도 수모1 수치가 증가해 치매를 예측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전체 치매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혈액 검사법 개발에 유용하게 쓰이게 될 전망이다. 치매는 암과 더불어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사회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질병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가 치매 유병률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에 걸린 사람의 비율은 2008년 8.4%에서 2012년 9.1%까지 상승했다. 2020년에는 10.39%, 2050년에는 15%까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치매 치료에 쓰는 총비용은 2010년 기준 8조7000억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18조9000억원, 2030년에는 38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매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결국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치료가 치매 치료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이미 국내 기관 및 기업에서도 조기 치매진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프론의 경우 인간 혈액에 존재하는 TTR(트랜스티레틴 단백질) 양을 측정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체외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유럽에 수출한 바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팀도 올해부터 침 한 방울로 치매 등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동인 기자 /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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