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치 오차없이'..엄숙한 열병식·환호한 中군중

2015. 9. 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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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광장 하늘위로 오색연기..신병기 등장할 때마다 큰 환호 중산복 차림의 시진핑, 엄숙한 표정으로 20분간 사열 안전확보한다며 맨홀 뚜껑에도 봉인..시민-공안 신경전도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톈안먼 하늘을 오색구름으로 물들이고 있는 중국군용기들
둥펑-16
항모킬러로 불리는 둥펑-21D
(AP=연합뉴스)

톈안먼광장 하늘위로 오색연기…신병기 등장할 때마다 큰 환호

중산복 차림의 시진핑, 엄숙한 표정으로 20분간 사열

안전확보한다며 맨홀 뚜껑에도 봉인…시민-공안 신경전도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3일 오전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2시간가량 진행된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의 최대 이벤트라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았다.

3개월간에 걸쳐 집중적인 훈련을 한 1만 2천여 명의 군인들과 200여 대의 군용기, 수백 대의 군용차량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역동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금세기 들어 손에 꼽힐 정도의 대규모 열병식이었지만, '실수'는 찾기 어려웠다.

연합뉴스를 포함해 중국당국으로부터 열병식 현장 취재를 허용받은 수백 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태운 대형버스가 톈안먼 광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5시45분께.

기자들은 이에 앞서 오전 4시30분까지 다른 집결장소에 도착해 안전검사를 받았다.

이날 톈안먼광장에서 반경 수 ㎞ 일대가 완전히 봉쇄돼 수만 명의 관람객도 다른 곳에서 안전검사를 받은 뒤 지정된 대형버스를 타야만 광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광장 안에서는 의장대, 군악대, 도보방진(네모꼴 형태의 부대진형) 등 각종 열병 부대들이 행진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열병부대가 행진할 창안제(長安街·베이징을 동서로 관통하는 도로)를 물청소하는 차들도 정확히 열을 이뤄 이동하고 있었다.

시 주석이 탄 무개차가 지나갈 진수이차오(金水橋· 창안제∼톈안먼을 연결하는 다리)와 톈안먼 입구에는 선명한 붉은색 카펫이 깔렸다.

시계가 거의 10시를 가리킬 무렵,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먼저 톈안먼 성루 위에 모습을 드러내며 양국의 신밀월 관계를 과시했다.

시 주석 옆에는 푸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를 잡았다. 시 주석과 푸틴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한 장면도 잇달아 포착됐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열병식 내내 왼쪽에 앉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에게 신경을 쓰는 듯한 분위기였다. 둘이서 수차례 무언가를 이야기하곤 했다.

시 주석 체제 들어 원로들의 영향력이 쇠퇴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나쁘다는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친근한 분위기였다.

무개차를 탄 채 20분간 부대를 사열한 시 주석의 표정은 내내 엄숙했다.

그는 열병부대를 지날 때마다 우렁찬 음성으로 "동지들 안녕한가", "동지들 고생한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부대원들은 이에 대해 절도있는 제식동작과 함께 "대장님 안녕하십니까"라고 대답했다.

이날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분열식이었다. 50분 간 노병부대, 의장대, 장비방진, 비행제대 등이 쉴새 없이 멋진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100기 이상의 미사일들로, 많은 관람객이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21D 등에 집중했다. 사회자는 이 미사일을 "우리 비밀병기"라고 설명했다.

전략 폭격기, 전투기, 함재기, 무장헬기 등 200여 대의 군용기들은 광장을 지나면서 하늘에 '오색구름'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이날 베이징에서는 스모그를 찾아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상공에 파란하늘까지 펼쳐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동안 '열병식 블루'라는 말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당국은 이번 열병식을 앞두고 베이징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공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 1만 개 이상의 운영을 임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전체 행사는 톈안먼 광장에서 수만 개의 풍선과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것으로 끝났다.

오전 내내 철통같은 경계 속에 진행된 열병식 때문에 도심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톈안먼광장에서 걸어서 1시간 이내 지역에서는 개점한 상점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심 사거리는 공안차량과 바리케이드로 차단됐다. 맨홀 뚜껑 하나에도 '봉인딱지'가 붙었다.

한 할머니는 열병식이 끝났는데도 교통관제를 신속하게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열병식이) 백성을 위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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