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ye] "방팔이, 물팔이, 죽팔이"..'용팔이'는 지금, PPL팔이

2015. 9.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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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지호기자] "당신하고 있음 어디라도 좋아. 당신은?" (김태현)

"나두." (한여진)

SBS-TV '용팔이' 9회. 멜로의 정석같은 장면입니다. 주원(김태현 역)과 김태희(한여진 역)는, 참 좋은 그림이었습니다. 달콤했고, 달달했죠.

그런데 흐뭇한 미소도 잠시! 주원의 다음 대사에 곧 얼음이 됩니다.

"핸드폰 좀 줘봐. 방 알아보게."

오진석 감독과 장혁린 작가는, 정말 방을 구해주고 싶었나 봅니다. 카메라는 갑자기 스마트폰을 클로즈업~합니다.

직빵으로 접속하는, 주원의 바쁜 손

지금 SBS는 멜로를 파는 걸까요? 아니면 방을 파는 건가요? 심지어 주원은 한 술 더 뜹니다. 어플 기능을 탐색하며 '심봤다'를 외치니까요.

이날 주원은 '용팔이'가 아닌 '방팔이'였습니다. 로맨틱한 장면을 순식간에 어플 광고로 만드는 기술. 역대급 뜬금포 PPL이었습니다.

다음을 '물팔이'입니다. 주원과 성당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그러다 한 아이가 넘어졌고요, 무릎을 다쳐서 약을 발라줍니다.

이 때 또 다시 등장하는 줌인. 카메라는 생뚱맞은 김태희의 손을 당깁니다. 여기서 필요한 건 뭐다? '몽X스트'라는 브랜드를 '못 본 눈'아닐까요?

이 논리없는 클로즈업에 제작진도 민망했나봅니다. 김태희는 물을 꿀꺽 마신 다음 요런 대사를 날립니다.

"아, 애들 참~ 귀엽다". 

참, 의미없죠?

먹방신 한 번 볼까요? 주원은 아이들을 향해 "오늘은 아저씨가 쏜다"고 외칩니다. 짜장면, 탕수육, 피자를 상상했다면, 그건 독자님의 망상.

수많은 성당 식구들이 모인 곳은 죽집이었습니다. 이 때 촬영팀은 지미집을 이용합니다. 모든 메뉴를 부감으로 잡는 센스. 그야말로PPL 블록버스터입니다.

지금 '죽팔이'하냐고요? 천만에 말씀. 이날 김태희는 비빔밥을 먹습니다. 대신 아이들에게 죽을 떠주죠. "많이 먹으라"는 친절한 미소와 함께.

장혁린 작가 또한 이 장면이 무리수라 생각했나봅니다. 급히 주원의 입을 빌려 변명 아닌 변명을 잔뜩 늘어 놓습니다.

"너 참 신기해. 진짜 재벌집 딸 맞아? 왜 맨날 된장찌개 아님 비빔밥이야." (태현)

김태희는 묵언연기, 아니 표정연기 들어갑니다. 해맑은 미소를 지은 다음, 숟가락을 들어 밥을 비빕니다. 그리고 예쁘게 먹습니다.

그래도 김태희가 '죽팔이'에 이용되지 않아 다행이라고요?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X죽 & X빔밥 카페' PPL 배너가 딱!

분명, 8회까지 열심히 이야기를 팔았습니다. 재벌 상속녀의 병원 탈출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볼거리를 선사했습니다.

빠른 전개도 눈에 띄었습니다. 로맨스, 스릴러, 히어로, SF, 공포, 의학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속사포처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9회는 달랐습니다. 아니 너무도 강렬했습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건, PPL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둘의 멜로가 사족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제작사의 고충도 이해합니다. 방송사에서 지원되는 제작비는 1회 당 1억 원 내외. 태희 떼고, 주원 떼면, 남는 것도 얼마 없습니다.

게다가 모처럼 시청률 15%를 돌파중입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시청률 나오는 김에 PPL 붙이는 건, 인지상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개연성은 꼭 필요합니다. '상업' 드라마의 궁극적 목적이, '상업'은 아니니까요. 절대로 이야기를 해쳐서는 안됩니다.

광고주가 돈을 쓰고, 제작사가 돈을 벌 때, 시청자는 눈을 버릴 수 있습니다. 드라마와 PPL,주객이 전도되면 곤란한 이유입니다.

<사진출처=SBS-TV '용팔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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