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지뉴스]누군가와 걷기 좋은 가을길 7곳..'가을을 지우다'

정리 이명희 기자 2015. 9. 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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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갑기만 하던 햇살도 어느덧 따스하게 느껴지는 9월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누군가는 가을 햇살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걷기 좋은 가을, 경향신문 여행전문기자로 수년간 활약했던 최병준 출판국장이 선정한 ‘아름다운 길’ 7곳을 소개합니다.

■선운사 ‘꽃무릇’ 곱다 상사병 날라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 중 하나로 꼽히는 전북 고창 선운사 숲길, 이맘때쯤 선운사 숲길을 찾으면 선운사 골짜기에 붉은 꽃무릇이 피어납니다. 꽃무릇은 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피어, 꽃과 잎이 서로를 그리워 한다는 상사화를 꼭 닮았습니다.

선운사 하면 동백만 떠올리지만 선운사는 영광의 불갑사와 함께 꽃무릇 군락지입니다. 선운사 꽃무릇은 주차장 앞 개울가부터 눈에 띕니다. 선운사 앞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3.2㎞ 정도의 숲길. 계곡가에는 꽃무릇이 한줌씩 흩어져 있습니다. 시인 정찬주씨는 이 길을 걸으면서 ‘인간세상에서 하늘로 가는 기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선운사 꽃무릇

▶ 가을의 산사 고창 선운사숲 그늘에 '꽃무릇' 곱다 상사병 날라

■설악한 흘림골…‘왜 자꾸 불을 지르나 몰라’

설악산 흘림골은 1985년부터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다 2004년 9월 개방됐습니다. 여심폭포, 등선대 등 볼거리가 많고 흙길, 바윗길이 이어져 코스가 아기자기해 산행 부담이 적은 곳입니다. 한 산악인은 설악산의 절경을 모아놓은 곳이 흘림골이라고도 했습니다. 올 가을맞이는 흘림골 단풍과 함께 어떠신가요. 단풍은 짧고 인생은 깁니다.

설악산 흘림골 단풍. 강윤중 기자

▶ 저 산은 왜 자꾸 불을 지르나 몰라

■전남 장흥 편백나무 오솔길

전남 장흥은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도 산세가 수려한 곳입니다. 봄이면 철쭉 능선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제암산, 정상에 갈대군락지가 늘어서 있고 능선이 하나님의 면류관을 닮았다는 천관산, 읍내에서 빤히 올려다 보이는 억불산 등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억불산 정상 아래에는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있습니다. 남도대학교(옛 장흥대학) 옆에 펼쳐진 편백나무 숲은 무려 20만평. 편백나무 80%, 삼나무 15%, 리기다 소나무 5%로 구성된 숲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고 하니 한번쯤 걸어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장흥 편맥나무 숲

▶ ‘봄이 틔운 편백나무 오솔길’ 전남 장흥

■정취를 나르는 정선 운탄길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 뒷산에 운탄길이란 길이 있습니다. 과거 석탄을 운반했던 길이라 운탄(運炭)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 길의 길이는 정선 구간만 80㎞가 조금 넘는데요. 강원랜드가 이중 10㎞ 구간을 트레킹 코스로 개발했습니다. 해발 1000∼1200m 고지에 뚫린 임도라 강원도 심심산골을 둘러싸고 있는 암팡지고 다부진 산자락들을 길섶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높낮이가 급하지 않아 걷기에도 좋은 길입니다.

강원도 정선 운탄길. 이상훈 기자

▶ 자무시’로 석탄 나르던, 이젠 정취를 나르는 운탄길

■한국서 가장 높은 보은 삼년산성

신라시대 대표적 산성인 충북 보은 삼년산성. 삼년산성을 맞닥뜨리면 일단 거대한 높이와 두께에 놀랍니다.

높이는 평균 15m, 최고 높이는 22m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성입니다. 폭은 8~10m, 둘레는 1.68㎞. 두께는 보통 성곽의 두어 배는 됩니다. 산성을 직접 둘러보면 왜 많은 이들이 이곳을 국내 산성 중 제일이라 꼽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벽은 거대하지만 위압적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고즈넉합니다. 이 성곽을 걸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충북 보은 삼년산성. 최병준 기자

▶ 한국서 가장 높은 성, 충북 보은 삼년산성

■‘사진발’ 잘 받는 담양의 금성산성

호수와 정자, 산성, 대숲이 있는 전남 담양은 볼거리가 지천입니다.

일단 원림문화의 진수라는 소쇄원이 유명하고, 관방제림, 대나무숲, 메타세쿼이아길도 걷기에 좋습니다. 꽤 아름답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금성산성도 있습니다. 금성산성은 드라마 <선덕여왕>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산성은 발품을 조금 팔아야 하지만 산길이 험하거나 어렵지 않으며 30분이면 사진 포인트까지 갈 수 있습니다. 금성산성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산성으로도 유명합니다. 성곽에 올라서면 아래 성곽과 함께 그 아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전남 담양 금성산성. 정지윤 기자

▶ 성루에 올라 들판을 걱정하네

■운문사. 가을을 지우다

감마을 경북 청도의 운문사는 늦가을에 찾기 좋은 곳입니다.

산들이 동면에 들어가는 만추의 산사는 적막해서 마음을 착 가라앉게 하고 호수도 가을에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청도는 천년고찰 운문사와 운문호를 끼고 있어 한꺼번에 산사와 호수를 모두 둘러볼 수 있습니다.

운문호는 운문댐이 완공되면서 생긴 호수로 호숫가를 따라 호반길이 놓여있습니다. 새벽녘 구불구불한 호반길을 돌다보면 물안개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경북 청도 운문호. 정지윤 기자

▶ 새벽 물안개 가을을 지우다-감마을 청도

<정리 이명희 기자 mins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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