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이 바라본 '강정호의 ML 적응 비결'

박대현 기자 2015. 9.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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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피츠버그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월이 끝난 현재 79승 50패로 지구 선두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지구에서는 충분히 1위를 기록할 만한 호성적이지만 올 시즌 압도적인 전력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85승 46패)에 밀려 와일드카드를 노리고 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세인트루이스 못지 않은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2위 시카고 컵스에 5.5경기까지 승차를 벌리며 당당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1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에 성공한 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있는 피츠버그다. 올 시즌에도 최근 두 시즌처럼 순항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올해 피츠버그가 마냥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발진의 정신적 지주' A.J. 버넷이 8월 초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야수 쪽도 누수가 있었다.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와 3루수 조시 해리슨이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오르내렸다. 영웅은 늘 위기에 나타나는 법이다. 팀의 어려운 상황에 빠질 때마다 극복할 수 있도록 원동력을 제공한 선수가 속속 얼굴을 비췄다. 그중 한 명이 올 시즌부터 해적단의 일원이 된 '한국인 메이저리거' 강정호(28)다.

지난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KBO 리그에서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 장타율 0.739를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06년 데뷔 이후 9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98 139홈런 장타율 0.504를 기록했다.

강정호의 포스팅 입찰액이 발표되고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는 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그를 응원하는 여론 못지 않게 냉정한 분석 기사가 줄을 이었다. 그의 메이저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내다보는 한·미·일 언론의 논조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그간 일본인 내야수가 빅리그에서 상당히 고전했었던 기억이 첫 번째 근거로 꼽혔다. 또한, KBO 리그에서 미국 무대로 직행하는 첫 번째 선수였기에 한국 리그에서의 호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치환될는지 예상하기가 어려운 게 두 번째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유격수라는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에서 강정호의 수비력이 빅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지니겠느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강정호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탁월한 적응력을 보였다. 3일새벽(이하 한국 시간) 기준으로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 13홈런 OPS 0.829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는 타 구단 스카우트들의 말을 빌려 강정호의 수비력을 평가했다. "아직 타구를 쫓아가는 움직임이 뻑뻑한 면은 있다. 중남미 내야수에 비하면 어깨 힘도 뒤떨어진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큰 약점이 없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다. 타격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수비에서는 이 정도만 해줘도 충분하다."  

해적단 클럽 하우스를 들여다보면 강정호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파이어리츠 선수였던 것처럼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언어·문화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제 기량을 펼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럼에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팀 분위기를 자랑하는 팀으로 꼽힌다. 강정호는 이에 대해 "그간 동경했던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애로 상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찌 됐든 매일 매일이 새롭고 즐겁다"라고 말하며 적응 비결에 대해 살짝 귀띔했다.

'풀카운트'는 미국 언론의 인터뷰를 빌어 강정호가 메이저리거 1년 차로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강정호는 시즌 초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 때부터 모든 팀원이 흔쾌히 반겨줬다. 지금도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먼저 물어봐 주고 걱정해 준다. 특히 클린트 허들 감독은 긍정적인 말을 자주 해준다. 또 내가 적응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알게 모르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고 있다. 정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시즌 초 교체 선수로 출전할 때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부동의 주전 유격수로 매일 경기에 출전했던 강정호에게 다소 낯선 환경이었을 것이다. 주전 선수들은 타격감이 떨어지더라도 매일 타석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좋았던 때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타격감을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양적 토대'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교체 선수는 그런 여유가 상대적으로 없다. 주어지는 타석이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배팅 케이지에서의 연습량을 늘리거나 조금이라도 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면 기꺼이 시간을 투자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게 있다.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더 필요한 건 정신적으로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다."

[사진1] 강정호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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