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가스 터뜨린 중학생, 초등校도 불지르려 했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의 A 중학교 빈 교실에서 부탄가스를 폭발시킨 이모(15)군이 2차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군은 앞서 지난 6월에는 자신이 다니던 서초구의 B 중학교 화장실에서 불을 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범행 뒤 달아난 이군을 전날 밤 붙잡아 조사하고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는 "여러 학생을 대상으로 범행한 데다 재범 우려가 있어 이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이군은 지난 1일 오후 1시 50분쯤 자기가 다녔던 A 중학교 교실에 들어가 종이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부탄가스 통을 올려놓아 폭발시킨 혐의로 1일 오후 10시 20분쯤 송파구의 한 공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군은 이날 범행에 사용한 라이터와 부탄가스를 편의점에서 훔쳤고, 범행 뒤 체육 수업을 받기 위해 소지품을 교실에 놔두고 나간 학생 4명의 지갑에서 7만3000원과 체크카드 등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게 붙잡힐 당시 이군은 폭죽 2통과 500mL 생수통에 담긴 휘발유를 갖고 있었다. 경찰은 "이군이 '범행 이후 대형 마트에서 폭죽을 샀고 휘발유는 훔쳤다. 경찰에 붙잡히지 않았으면 당일 밤이나 이튿날 오전에 서초구의 B 중학교나 인근 초등학교에도 불을 지르려고 갖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폭죽과 휘발유를 구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이군은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 6월 26일 오전 11시 30분쯤 자기가 다니던 B 중학교 화장실 쓰레기통에 스프레이형 방향제를 넣고 물총에 휘발유를 담아 뿌린 뒤 불을 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다른 학생이 곧바로 발견해 불을 금방 껐지만, 학교 측은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A 중학교에 입학한 이군은 작년 2월 B 중학교로 전학 갔다. 경찰 관계자는 "성적은 비교적 상위권이었지만 B 중학교에 온 뒤 담임교사에게 상담을 신청해 '불을 지르고 싶다'거나 '칼로 사람을 찌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상담 내용을 이군 어머니에게 전달했다. 이군 어머니는 처음엔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방화 사건까지 터지자 이군을 한 달 가까이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정신과에서 입원 치료받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경찰에서 "학교에서 폭행이나 따돌림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B 중학교 학생들과 같이 지내기가 불편했다. 애들을 혼내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범행을 저지른 1일은 이군이 서울의 한 대안학교에서 첫 수업을 받기로 한 날이었다. 이군의 이상행동이 이어지자 B 중학교는 이 대안학교에 교육을 위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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