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펑유' 시진핑·朴대통령, 유일하게 오찬 '예우'

이우승 2015. 9. 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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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정상회담, 朴대통령 訪中 첫날 안팎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일대일 특별오찬을 하며 얘기하고 있다.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차 방중한 각국 정상 30여명 중 박 대통령만 유일하게 시 주석과 오찬을 함께했다.
베이징=서상배 선임기자
‘중국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2일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도착 직후부터 중국 정부로부터 특별한 환대를 받았다. 이날 오전 베이징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특별오찬도 함께했다. 이어 국가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와도 환담하며 양국관계 발전 방안을 협의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48분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인민대회당 동대청 앞에 도착했다. 분홍색 재킷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은 기다리던 시 주석과 동대청 입구 앞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11시50분 곧바로 동대청으로 입장해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 결정에 감사를 표하며 정치·경제·무역 등 여러 분야의 양국 협력을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회담은 종전 70년과 또 우리의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은 역사적인 해에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서대청에서 진행된 오찬은 외교적으로 파격이고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이 양국 간 공식방문 형식이 아님에도 시 주석과 오찬을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차 방문한 각국 정상만 30여명에 달하고 국제기구·지역기구 대표도 10여명이나 돼 일정이 바쁜데도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별도의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정상 중 시 주석과 유일하게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1시간4분 동안 특별 오찬을 함께 했다.
베이징=서상배 선임기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오찬은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낮 12시27분부터 시작돼 1시31분에 마무리됐다. 총 1시간 4분가량 진행됐다.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한 다양한 주제가 오찬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메뉴로는 냉채, 연밥백합탕, 대파 해삼찜, 꽃등심 스테이크, 황금 죽순과 아스파라거스, 딤섬, 과일 등이 제공됐다. 반주로는 ‘중국의 보르도’로 불리는 하북성의 ‘장성 레드·화이트’ 와인이 나왔다.

노래는 모두 10곡이 연주됐다. 지난해 시 주석 내외가 방한했을 때 국빈 만찬장에서 연주된 바 있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의 대표곡 ‘희망의 들판에서’를 시작으로 아리랑, 첨밀밀, 드라마 대장금 주제가인 ‘오나라’, ‘당신에게 장미 한 송이’, 마이 데스티니(별에서 온 그대 OST), 중국 대표가수인 등려군의 ‘야래향’, 한국 그룹 거북이의 대표곡이자 박 대통령 애창곡인 ‘빙고’, ‘달따라 가는 오색구름’, ‘꽃이 활짝 핀 보름달의 밤’ 등이 연주됐다. 중국과 한국 노래가 번갈아 연주되며 양국 간 우호 협력을 크게 부각했다. 오찬 메뉴판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 사진이 인쇄돼 있었고 박 대통령 사진 밑에는 ‘이심전심 무신불립’이, 시 주석 사진 밑에는 ‘번영창조 미래개척’이라는 글귀가 한글과 한자로 적혀 있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 7월 방한 당시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무신불립)는 성어를 소개하고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행사 참석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각별한 배려·환대와 함께 날로 발전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리커창 총리와 만남이 끝난 뒤 시진핑 주석 내외가 각국 정상 등을 위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각국 정상 30여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및 지역기구 대표 10여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한 오역 해프닝도 벌어졌다. 청와대는 시 주석의 모두 발언 중 “한·중 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처음 자료를 냈으나 나중에 “현재 한·중관계가 … 함께 전진하는 기쁜 모습을 보인다”를 잘못 번역한 것이라고 수정을 알려왔다. 이 때문에 방송 등 주요 자막들은 일제히 수정되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신속하게 언론에 제공하려다 보니,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베이징=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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