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치열해지는 형제간 신경전

박재원기자 입력 2015. 9. 3. 00:00 수정 2015. 9.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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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옵션 파괴 전략 앞세워 '신형 스포티지' 사전계약 실시에현대차 '올 뉴 투싼' 새 광고 맞불내수시장 거센 추격에 견제 나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형제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공세가 심각해지자 한 지붕 아래 있는 두 회사가 서로를 견제하며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다. 선의의 경쟁이라 할 수 있지만 내수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불편한 모습도 엿보인다.

2일 기아차는 5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스포티지 'The SUV, 스포티지' 사전 계약에 들어갔다. 특히 기아차 최초로 가격이 저렴한 엔트리 트림(하위 모델)에서부터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 파괴' 전략을 선보이며 야심 차게 출발했다.

기아차 내부에서는 옵션 파괴 전략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인치 럭셔리 알로이휠 △LED리어 콤비램프 △LED DRL △듀얼 머플러 △D컷 스티어링 휠 △패들시프트 등 프리미엄 내·외장 디자인 사양이 결합된 '스타일 UP' 패키지 옵션을 엔트리 트림인 '트렌디'에서부터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고급 트림 구매자만 한정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고급 디자인 패키지를 전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옵션 선택권을 선보인다"며 "실제 판매 현장에서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티지 경쟁모델인 현대차 '올 뉴 투싼'은 공교롭게도 '스포티지'가 사전 계약에 들어간 2일 밤부터 TV 광고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맞불을 놓는다.

지난 8월 전년 대비 13.3% 감소한 2,920대를 판매하며 부진에 빠진 투싼을 부활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올 뉴 투싼'은 신차 출시된 지 반년 만에 판매량이 신형 모델 출시 시점 전인 올 초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신형 투싼이 부진한 상황에서 스포티지가 본격 출시되면 아무래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사전계약 시작 시점에 새로운 광고를 선보인 현대차가 야속할 수밖에 없다. 'I'm back'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야심차게 출발한 '스포티지'를 견제할 의도가 아니더라도 사전계약 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경전은 최근 들어 자주 목격된다.

'두 개의 얼굴, 다섯 개의 심장'을 강조한 '신형 K5'는 얼마 지나지 않아 '두 개의 얼굴, 7개의 심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현대차 쏘나타에 가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기아차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를 현대차가 빼앗았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기아차는 높아만 보였던 '형님' 현대차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약 2만9,000대까지 벌어졌던 '한 지붕 두 가족' 간 국내 시장 월간 판매량은 지난달 1만대 이하로 간격이 좁아졌다. '카니발' '쏘렌토' 등 탄탄한 레저용차(RV)와 '신형 K5'의 선전 덕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아차의 추격이 계속되면서 현대차가 기아차의 장점을 흡수하는 등 견제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이 같은 한 지붕 두 가족의 신경전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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