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G7' 캐나다도 휘청

뉴욕=최형욱특파원 입력 2015. 9.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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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0.5% 감소.. 금융위기 후 첫 경기침체10월 총선 앞두고 정치쟁점 부상하퍼 총리 재선에 악재 될 듯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락의 여파로 주요7개국(G7) 가운데 최대 원유 수출국인 캐나다가 경기침체 국면에 돌입했다. 경제정책 실패 논란이 가열되면서 다음달 치러지는 총선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의 재선에도 빨간 불이 커졌다.

1일(현지시간) 캐나다 통계청은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연율 기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4분기 성장률도 기존의 -0.6%에서 -0.8%로 하향 조정됐다. 통상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하락하면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캐나다의 경기침체는 미국의 주택 버블 붕괴로 촉발된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캐나다가 G7 국가 중 유일하게 경기침체 국면에 빠진 것은 국제유가 추락 때문이다. 석유가스 채굴을 위한 기계류 및 설비 투자가 급감하면서 산업투자가 1·4분기 10.9%, 2·4분기 들어서도 7.9% 감소한 것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하퍼 총리는 저유가에 따른 '기술적 경기침체'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는 "캐나다 경제는 당초 예상대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며 "지금이야말로 균형재정과 일자리 증가에 주력하는 정책 방향을 견지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 실업률은 6월 5.8%로 1년 전의 7%보다 1.2%포인트 감소했고 가계 소비 성장률도 1·4분기 0.5%에서 2·4분기 2.3%로 튀어 오르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전문가들도 캐나다의 올 3·4분기 성장률이 1.9%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금리선물시장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다음주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1주일 전의 36%에서 이날 21%로 낮췄다. 그만큼 마이너스 성장률 탈출을 위한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이 적다는 얘기다.

하지만 야권은 2006년 집권한 하퍼 총리의 장기집권을 끝낼 기회로 보고 "보수당의 긴축정책이 경제난을 불렀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반국민들의 불만도 커지면서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보수당과 신민주당(NDP)·자유당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제1야당인 NDP은 "보수당 정부 집권 10년이 캐나다에 '잃어버린 10년'이 됐다"며 "하퍼 총리는 2008년 말 경기 후퇴에 이어 재임 기간 경기침체를 두 차례나 몰고 온 유일한 총리"라고 비판했다. 자유당의 저스틴 트뤼도 대표도 "경기 침체의 기술적 정의를 떠나 하퍼 총리가 살림살이가 어려운 일반국민들의 현실을 모르고 있다"며 "앞으로 3년간 재정지출과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도 최근 국제유가 재추락의 여파로 내수감소 등 경제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 들어 캐나다달러 가치가 미 달러 대비 12% 하락한 영향으로 올 2·4분기 캐나다 수출은 0.4% 늘어난 반면 수입은 1.5% 감소했다. 또 에너지 기업의 일자리 감소가 지속되면 소비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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