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미 공화당 대선주자 1위..트럼프 '막말' 국제 검증

김필규 2015. 9. 2. 2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저희 국제뉴스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이렇게 인종을 비하하거나 성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는, 그래도 공화당 후보 중 지지율은 계속 1위인, 출연하는 방송마다 시청률도 끌어올리고 있는. 그래서 처음엔 '설마' 했는데 '이러다 정말 대통령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사람, 트럼프죠. 우리 팩트체크가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으냐, 다른 나라 대통령 후보까지 다루게… 하실지 모르겠는데, 한국에 대한 발언도 많이 있고, 또,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대통령이 되면 우리한테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팩트체크에서 한국과 관련한 트럼프의 그간 발언을 짚어보는데, 오늘은 특별히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커와 협조해 진행했다고 합니다.

김필규 기자, 워싱턴포스트 팩트체크에서도 트럼프의 발언은 아주 단골손님이겠네요?

[기자]

예. 먼저 워싱턴포스트는 2008년부터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오고 있는데, 그 거짓말 수위에 따라 피노키오 개수로 평가하는 방식이 유명합니다.

[앵커]

피노키오가 거짓말하면 코가 늘어나는 걸 차용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4개면 '아주 큰 거짓말이다' 하는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 같은 경우에는 그 4개를 많이 받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유명하고요.

이곳 팩트체커 중 한 명인 미셸 리 기자에게 트럼프에 대해 직접 들어봤습니다.

[미셸 리 기자/워싱턴포스트 팩트체크 : 트럼프는 팩트체커들에게 꿈이자 악몽입니다. 너무 많은 발언을 쏟아내는 데다 근거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발언 검증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겠지만, 팩트체커들에게는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앵커]

꿈이자 악몽이기도 하다… 그만큼 양면성을 띤 인물이다, 이렇게 봐야겠군요. 미국의 팩트체커들 사이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발언이 굉장히 많이 나왔었는데, 짚어볼까요?

[기자]

가장 대표적인 게 최근 나온 안보와 관련된 것이었죠?

사우디아라비아를 이야기하면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우리 군대가 도와주지만 아무것도 안 받는다.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이건 미쳤다." 이렇게 말한 겁니다.

2011년에도 "한국은 미군 주둔과 관련해 돈 한 푼 안 쓰고 있다" 발언을 했는데, 그 당시 또 다른 팩트체커인 폴리티팩트에선 아니다, "한국이 매년 미군에 수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으며, 설사 미국이 양보하는 게 있더라도 다 얻는 게 있으니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발언에 '완전한 거짓'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거죠.

또 최근에 나온 한국 관련 발언이 "사업상 TV 4천 대를 주문했는데 미국 제품은 없고 다 한국산이더라. 삼성, LG, 샤프 모두 한국산으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일단 딱 봐도 샤프는 우리나라 제품이 아니잖아요. 이것만 봐도 얘기가 엉터리라는 게 금방 드러나는데. (네, 그렇습니다) 팩트체크하기가 아주 쉬운 인물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 면에서 양면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 그래도 또 많이 해야 하니까요.

더 짚고 넘어가면, 게다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등 중남미에 현지 공장이 있어 여기서 생산되는 물량이 주로 미국시장에 들어갑니다.

나프타 경제권에 있으니 공급도 싼값에 되는 건데,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총괄본부장은 이런 상황은 한국이 덤핑으로 팔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이 산업 경쟁력을 잃어 싼값에 못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잘하는 걸 만들어 파는 게 국제분업의 기본인데 그럼 우리도 미국산 쇠고기 사 먹지 말아야 하는 거냐, 이렇게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발언 내용을 보면 일단 지르고 보는 스타일이란 생각도 좀 듭니다. 대개 성공한 기업인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경제관념도 그렇게 있어 보이진 않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과 중국을 향해서도 경제 관련 발언이 많았는데요.

주로 무역 불균형을 따지면서 일본을 향해선 "도쿄에는 미국 차인 쉐보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워싱턴포스트 팩트체크 조사 결과 분명 GM이 일본에 진출해 도쿄에서 쉐보레를 팔고 있는데, 다만 일본시장에서 인기가 없을 뿐이라고 검증했습니다. 틀렸다는 이야기죠.

특히 중국과 관련해선 "미국 일자리 2백만 개를 빼앗아갔다" "사업가들이 영어도 못한다" "시진핑 주석이 미국에 오면 햄버거나 주겠다"는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는데요, 중국 관련 발언이 얼마나 많았는지 허핑턴포스트에선 이런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앵커]

'차이나'의 어조를 저렇게 다양하게 편집할 수도 있군요. 알겠습니다. 어찌 보면 개그의 소재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한데. 글쎄요, 이 사람이 실제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냐. 또 후보가 된다면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될 것이냐 하는 것은 미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굉장한 관심사이긴 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미셸 리 기자는 "그간 다수당이면서도 무기력한 공화당 모습에 유권자들이 실망했고, 분노가 되면서 트럼프의 인기가 더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미국 대선이 400일 넘게 남은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게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김준형 교수/한동대 국제정치학과 : 자기들에 대한 반성보다는 누군가 희생양으로 삼고 싶은데 트럼프가 그런 것들을 긁어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일본의 극우 중에서 아주 젊은 애들이 있거든요. 넷 우익하고 아베하고 맞아 들어가는 부분이 있죠. 미국도 그런 현상이 있고, 한국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데. 내재하여 있는 불평등의 문제라든지, 좌절감이라든지. 그게 엉뚱하게 여성들에 대한 공격, 이민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나오는 게.]

[앵커]

한국에도 트럼프 같은 정치인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트럼프가 이번 미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가 지나간 자리, 남겨 놓은 말들은 계속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었는데요.

아무튼 여러모로 그의 행보를 국내에서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와 함께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