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변수' 염갈량은 틀렸고, 양상문이 맞았다

목동=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입력 2015. 9. 2. 22:25 수정 2015. 9.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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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호 형, 맘 편히 쉬세요' 넥센 서건창이 2일 LG와 홈 경기에서 회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목동=넥센 히어로즈)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LG의 14차전이 열린 2일 목동구장. 경기 전 관심은 단연 넥센 거포 박병호(29)의 결장이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취재진에게 "박병호를 대타로도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누적돼온 오른 중지 통증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 것. 전날까지 508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가던 박병호도 "기록이 아쉽지만 컨디션 회복이 개인이나 팀을 위해 낫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올해도 괴물같은 활약을 잇고 있는 주포다. 전날까지 홈런(47개), 타점(131개), 득점(113개), 안타(159개) 1위를 질주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3득점을 쓸어담으며 11-2 낙승을 이끌었다.

박병호가 빠진다면 넥센 타선의 무게감은 확 준다. 더욱이 넥센은 3루 자원 김민성(15홈런)과 윤석민(14홈런)에 주전 유격수 김하성(17홈런)까지 이런저런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한 마디로 차포 떼고 경기를 치를 판이었다. 염 감독은 "타선에 다득점을 기대할 수 없으니 오늘은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최대한 막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을 접한 양상문 LG 감독은 그러나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 감독은 "어제도 넥센은 주전 타자들이 많이 빠졌는데도 졌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염 감독은 틀렸고, 양 감독이 맞았다. 박병호를 비롯해 주포들이 다수 빠졌는데도 '넥센져스'는 명불허전이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영웅들의 방망이는 화끈했다.

'내년엔 내가 4번?' 넥센 유한준이 2일 LG와 홈 경기에서 6회 쐐기 2타점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목동=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1회부터 LG 선발 류제국을 두들겼다. 톱타자 고종욱의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 브래드 스나이더의 희생타로 만든 1사 2루. 3번 타자 서건창이 우익수 쪽 2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2사 2루에서 주장 이택근이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2회도 넥센은 박동원의 안타와 유격수 실책을 묶어 3점째를 냈다. 3회는 장시윤의 데뷔 첫 안타와 타점으로 류제국을 강판시켰다. 류제국은 2⅔이닝 8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또 다시 4승이 무산됐다.

염 감독의 예상은 마운드에서도 빗나갔다. 믿었던 밴 헤켄이 4회 안타 3개와 실책 1개를 묶어 3점을 내주며 4-3, 1점 차로 쫓겼다. 결국 6회 역시 안타 3개와 실책 1개로 2실점, 4-5 역전을 허용했다. 4회 3루수 장영석, 6회 유격수 장시윤이 실책하면서 주전들의 공백이 느껴지는 듯했다.

하지만 넥센은 곧바로 응전했다. 6회말 박동원의 안타와 대타 박헌도의 볼넷, 상대 야수 선택으로 만든 1사 만루. 서건창이 다시 힘을 냈다. LG 바뀐 투수 진해수로부터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주자 2명을 불러들인 역전 적시타였다.

바통은 유한준이 이어받았다. 1사 1, 3루에서 역시 바뀐 투수 임정우의 초구를 통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8-5로 앞서가는 싹쓸이 2타점 쐐기타로 박병호를 대신해 2010년 9월9일 목동 KIA전 이후 1819일 만에 나선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서건창은 8회말 안타를 치고 나간 1루 주자 스나이더를 불러들이는 우선상 2루타로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의욕이 앞서 3루까지 뛰었다가 슬라이딩한 몸을 멈추지 못해 태그아웃됐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은 횡사였다.

결국 넥센은 9회 마무리 손승락이 3점을 내줬지만 9-8 재역전승을 지켜내 5연승을 장식했다. 이날 넥센 타선은 박병호가 빠졌음에도 전날보다 4개 많은 장단 15안타로 더 활발했다. 이쯤 되면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해도 타격이 크지는 않겠다.

[목동=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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