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만 외친 여당 대표의 연설

김진우·유정인 기자 2015. 9. 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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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교섭단체 연설

▲노동 양극화·일자리 문제 “대기업 정규직 노조 탓”

경제활성화법안 놓고는 “야당, 몽니 부리며 막아”

유승민 때 박수쳤던 야 “정쟁 유발 퇴행적 연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64)는 2일 “대기업 정규직 강성노조가 많이 포함된 민주노총의 경우 노사정위 참여도 거부하고 파업을 일삼으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기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전체 노동자의 10%에 불과한 노조가 기득권을 고수하면서 나머지 90%의 아픔과 슬픔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노동시장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 원인을 노조에 전가한 것이다.

김 대표는 또 경제활성화법안을 두고 “야당이 몽니를 부리며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과 교육감 직선제 폐지도 주장했다. 야당에선 “극우·수구적 인식” “비열한 편가르기”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 연설이 진보·보수를 떠나 호평받았던 4개월 전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과 대비되는 퇴행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여야 정쟁의 장이었던 과거 교섭단체대표 연설로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연설에서 “노동개혁은 험난한 작업으로 모든 개혁의 기초”라며 4대 개혁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천명했다. 특히 “4대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재벌개혁이 반기업정책으로 변질돼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귀족노조, 민노총이 파업을 일삼고 있지 않나. 공권력 투입하면 쇠파이프로 두들겨 패고”라며 “공권력이 대응하지 못해 (국민소득) 2만불에서 10년을 고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저성장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며 비난한 것이다.

“대통령의 말 그대로 되풀이”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대표연설을 들으며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라고 메모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그는 아울러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이라고 호도하고 있으나, 그야말로 억지 주장”이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법안들을 언급하면서 ‘야당의 몽니’를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두 번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야당의 협조’와 ‘여야 상생’을 말한 데서 180도 달라진 것이다.

김 대표는 또 “학생들이 편향된 역사관에 따른 교육으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사실에 입각하고 중립적 시각을 갖춘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적 편향성, 포퓰리즘 공약의 남발로 교육정치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김 대표 연설에 대해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인식을 보여줬다. 참 걱정스럽다”면서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연설과는 너무 대조되는 정반대 연설이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노동조합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도 우려스럽다” “역사교육에 대한 발언은 일본 극우파 주장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 관계자는 “대타협이 필요하다면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천명한 ‘개혁적 보수’에 대해 회의적 반응도 나왔다.

<김진우·유정인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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