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신경숙 '전설' 부분 표절이라고 본다"

백승찬 기자 2015. 9. 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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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대응' 공식 비판

창작과비평사 주간을 역임한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66·사진)이 신경숙 표절 사태에 대한 창비의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이사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의도적 베껴쓰기’가 아니라는 창비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신경숙의 ‘전설’의 일부 문장은 그 어떤 창조적 모방이나 차용이 아니라 의도되었든 아니든 ‘부분 표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문단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 이사장이 이번 표절 사태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이사장은 그러면서도 ‘전설’의 부분 표절이 신경숙 문학 전반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이사장은 “(신경숙은) 누가 뭐래도 90년대 한국문학을 갱신한 유능한 작가이자 아직도 재능이 고갈되지 않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우리 문학의 소중한 자산이고 미래”라며 “<풍금이 있던 자리>나 <외딴방>의 높은 문학적 성취가 전면 부정되거나 ‘파렴치한 도둑질’로 폄하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창비가 1966년 창간의 주역이자 현재도 최대주주인 백낙청 편집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듯 보이는 데 대해서도 비판의 시선을 보냈다. 그는 “어느 시점부터인지 대다수 문학인들에게 ‘창비’가 ‘우리의 창비’가 아니라 편집인을 비롯하여 특정 편집위원들만의 그것으로 비쳐지기 시작했다는 점만은 ‘정서적’으로 부인할 수 없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창비는 ‘담론’의 영역에서 만큼은 어느 잡지도 감당할 수 없는 독보적이며 진취적인 자기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기에, “우리 문학출판계에 이런 독특한 위상과 권위 그리고 ‘힘’을 갖는 출판사가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자 보람이지 폄훼하거나 비방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논자들의 창비 ‘상업주의’ 비판에 대해서는 “‘좋은 문학작품’을 생산하여 이를 널리 팔아 다수 독자와 기쁨을 향유하는 행위를 일방적인 상업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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