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 FOCUS] '손-구-박', 여름에 잡은 '3색' 기회

풋볼리스트 2015. 9. 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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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손흥민(23, 토트넘홋스퍼)과 구자철(26, 아우크스부르크), 그리고 박주호(28, 보루시아도르트문트)까지. 한국인 분데스리거들의 선택은 '기회'였다.유럽 프로축구리그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손흥민과 구자철, 박주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손흥민은 8년 여간의 독일 생활을 마무리하고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명문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마인츠05의 듀오, 구자철과 박주호도 새 팀을 찾았다. 구자철은 마음의 고향이자 자신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무대, 아우크스부르크로 돌아갔다. 박주호는 마인츠보다 한 단계 위의 팀인 보루시아도르트문트로 이적하며 더 높은 곳에서의 도전을 시작했다. 이적한 팀은 다르지만 세 선수가 이적을 선택한 배경에는 '기회'라는 키워드가 관통한다. 손흥민과 구자철, 박주호 모두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났다. 손흥민, 더 빛나기 위한 선택EPL은 전부터 손흥민이 꿈꾸던 무대다. 독일에서 성장했지만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는 것을 최종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기회를 잡을 적기였다. 전 소속팀 바이엘04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점점 줄어드는 그림이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로저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은 카림 벨라라비와 하칸 찰하노글루 중심으로 전술을 짰다. 손흥민은 조연에 가까웠다. 전처럼 전방이나 2선 측면에서 공을 잡고 자신의 장기인 폭발적인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을 시도할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마침 토트넘이 손흥민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토트넘은 공격진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최전방의 해리 케인과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제외하면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에릭 라멜라와 라이언 메이슨, 나빌 샤들리, 무사 뎀벨레 등 2선 공격수들은 좀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반짝했던 안드로스 타운젠트는 올 시즌 아예 출전 기록이 없다. 주전 경쟁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어렵다고 보긴 어렵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3000만 유로나 지출한 선수를 벤치에 그냥 앉힐 수는 없을 것이다.시즌 초반 3무 1패로 부진하긴 하지만 토트넘은 EPL에서도 돈을 적지 않게 쓰는 팀이다.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다. 흔히 말하는 빅클럽들을 제외하면 규모가 큰 축에 속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레버쿠젠과 달리 유로파리그에 머무는 게 단점이지만, 독일보다 '큰 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선택한 이유다.손흥민은 만으로 23살이다.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적절한 나이로 볼 수 있다. 독일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다. 2009년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이후 135경기를 뛰었으니 경험이 그렇게 부족한 선수도 아니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것만 봐도 손흥민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손흥민은 EPL 진출을 통해 자신이 더 빛나기 위한 기회를 잡은 것이다. 다시 에이스가 될 기회 잡은 구자철마인츠에서 구자철은 '애매한' 위치에 있는 선수였다. 큰 기대를 받고 마인츠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주전 경쟁에도 어려움이 예상됐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을 사랑하는 클럽이다. 2011/2012시즌 후반기 구자철은 강등 위기의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생 신분으로 활약하며 에이스 대접을 받았다. 다시 한 번 구자철을 데려간 것을 보면 아직까지 당시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던 게 분명하다.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에게 친숙하다. 몸 담았던 팀이기도 하고, 홍정호, 지동원 등 한국 선수들이 두 명이나 뛰고 있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구자철을 '무한 신뢰'하는 지도자다. 샤샤 묄더스나 토비야스 베르너 등 전에 발을 맞췄던 공격수들도 여전히 활약 중이다. 적응에 큰 문제가 없는 팀이다.에이스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점도 구자철에게 긍정적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개막 후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 중이다. 한 골밖에 넣지 못한 공격력이 문제다. 바인지를 감독은 하릴 알틴톱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겼다. 알틴톱은 모두 후반 25분 전에 교체 아웃됐다. 바인지를 감독의 성향을 잘 아는 구자철은 노장이 되어 하락세에 있는 알틴톱에게 도전하기에 충분한 기량을 갖고 있다. 이적시장 마지막 날 아우크스부르크을 선택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바젤→마인츠→도르트문트, 박주호, 업그레이드 기회박주호는 화려한 선수가 아니다. 대신 우직하면서도 꾸준하게 뛰는 게 장점이다. 플레이 스타일답게 선수로서의 가치도 서서히 올라가는 모습이다. 박주호는 2011년 일본을 떠나 스위스의 명문 FC바젤로 이적했다. 이후 조용하면서도 꾸준하게 소속팀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2013년 독일분데스리가에 입성했고, 2년 만에 명문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공교롭게도 2년에 한 번씩 이적하고 있다.박주호는 1987년 생이다.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서른이 된다. 지금부터는 성장보다는 기량 유지가 관건이다. 서른 살 먹은 선수가 더 큰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은 현대 축구에서 드물다. 박주호에게는 지금 시점이 더 큰 물로 무대를 옮길 적기였다고 볼 수 있다. 도르트문트는 독일을 넘어 유럽에서도 꽤 잘나가는 팀이다. 지난 시즌 일시적인 부진을 겪긴 했지만 바이에른뮌헨에 대항할 몇 안 되는 명문이기도 하다. 마인츠보다 분명 한 수 위다. 박주호는 그 동안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소속팀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은 박주호의 실력도 꾸준하게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도르트문트 이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토마스 투헬 도르트문트 감독이 박주호를 잘 아는 사령탑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은 마인츠에서 호흡을 맞췄다. 투헬 감독은 박주호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박주호에게 중앙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 등 여러 포지션을 맡기기 시작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박주호는 주전을 장담할 수 없지만, 투헬 감독의 요구에 따라 팀에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에 그랬듯 차분하게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며 도르트문트라는 세계적인 팀에서 주전급 선수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사진= 토트넘홋스퍼/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취재파일] 청춘은 왜 축구를 해야 하는가[화성 라이브] 동亞컵 멤버와 유럽파의 자연스러운 만남[취재파일] 최고의 선수를 키우기 위한 자양분은 '경험''9번 공석' 아스널-토트넘, 허탈한 이적시장[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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