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당신이 GK라면 판 할 앞에서 조심!

2015. 9. 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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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말했다. "구단 '올해의 선수' 2회 수상자 다비드 데 헤아가 맨유 선수로 남게 되어 기쁘다." 그 와중에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가 이런 말을 하고 있진 않을까 추측한다. "판 뒤집혔다!"

결론은 이렇게 났다. 데 헤아는 맨유에서 한 시즌을 더 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움직일까? 글쎄, 가능성이 작다. 계약 만료를 앞둔 골키퍼를 돈 주고 사갈 구단은 없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데 헤아를 기용하지 않는다면 일이 더 복잡해진다. 내년 여름 유로2016 때문이다. 데 헤아는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골키퍼 왕국' 스페인의 국가대표팀 골키퍼 자리는 한 번 밀리면 끝이다.

여자친구 에두르네 가르시아(팝스타!)는 "맨체스터란 동네는 냉장고 뒤 구석보다 못해!"라고 으르렁거리고. 결론을 내자! 판 할 감독과 데 헤아가 화해하면 된다. 간단하다. 그런데 그게 쉬워 보이지 않는다. 판 할 감독은 골키퍼들에게 '크립토나이트' 같은 존재니까.

# 어쭈? 자책골을 넣었어?

1991년 아약스의 레오 벤하커 감독이 사임했다. 코치로 있던 판 할이 감독으로 승격했다. 정식 감독으로 첫걸음이었다. 당시 아약스의 주전 골키퍼는 스탠리 멘조였다. 1985년 요한 크루이프 감독에게 인정받아 붙박이 골키퍼로 활약 중이었다. 판 할과 멘조는 그 시즌 UEFA컵을 제패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다음 시즌에도 멘조가 주전이었다. AJ옥세르와의 UEFA컵 경기에서도 당연히 멘조가 선발 출전했다.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옥세르가 코너킥을 얻었다. 볼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멘조는 코너아웃을 시키려고 펀칭을 했다. 아차차! 펀칭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볼은 살짝 꺾여 골문 안으로 쏙 들어갔다. 결국, 아약스는 2-4로 패했다.

다음 경기(리그)에서 판 할은 멘조를 벤치로 내렸다. 대체자는 전 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던 에드빈 판데르 사르였다. 멘조는 후보로만 있다가 1994년 PSV로 이적했다. 판 할과 판데르 사르는 1995년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 네덜란드에는 좋은 골키퍼가 많지

승승장구 판 할은 1997년 바르셀로나의 사령탑이 되었다. 당시 바르셀로나 넘버원 골키퍼는 세계적 스타 비토르 바이아였다. 1996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바이아는 카를라스 부스케츠(그 부스케츠의 부친)를 밀어내고 주전을 꿰찼다. 하지만 판 할은 네덜란드 리그의 그저 그런 팀에서만 뛰던 루트 헤스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이번에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가는데 말이지. 자네,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헤스프는 "예스!"라고 외쳤다.

절묘하게도 바이아가 무릎을 다쳤다. 공백을 메운 헤스프가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켰다. 부임 첫 시즌 판 할은 바르셀로나를 코파 델레이 결승으로 이끌었다. 마요르카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5-4로 앞선 상황에서 마요르카의 여덟 번째 키커 사비에르 에스쿠르자가 페널티킥을 찼는데, 헤스프가 다리로 막아냈다. 바르셀로나 우승! 바이아는 이 장면을 벤치에서 바라봐야 했다.

# 팀에 남아. 아! 그렇다고 너를 믿는다는 건 아냐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 갔던 판 할이 2002년 다시 바르셀로나로 왔다. 와서 보니 로버트 보나노가 주전 골키퍼였다. 판 할은 당시 잘나가던 독일 골키퍼 로버트 엔케를 영입했다. 걸리적대던 페페 레이나를 비야 레알로 팔았다. 젊은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가 임대를 요청했지만, 판 할은 "그냥 있어. 네가 주전이야"라며 팀에 남게 했다.

발데스는 두 달 정도 뛴 다음에 벤치로 밀렸다. 엔케는 3부 클럽과 만난 코파 델레이 경기에 나섰다가 엉망진창 경기력으로 충격적인 2-3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네덜란드 출신 미드필더 프랑크 데 보어가 공개적으로 엔케의 경기력을 비난하며 그는 '멘붕'에 빠졌다. 발데스는 "아니, 경기에 내보내지도 않을 거면서 왜 임대 못 하게 한 거야?"라며 입이 나왔다. 2003년 1월 판 할은 경질되었고, 새 감독으로 부임한 라도미르 안티치는 발데스를 주전으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발데스는 바르셀로나 최전성기 멤버로 활약했다.

# 노이어를 영입한다고? 나는 반대일세

2009년 판 할은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와서 보니 주전 골키퍼 미카엘 렌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장 한스-외르크 부트로 골키퍼를 교체했다. 부트가 흔들리자 주전 골키퍼 자리는 토마스 크라프트로 넘어갔다. 바이에른의 쌍두마차 칼-하인츠 루메니게와 율리 회네스는 골키퍼 문제를 해결하려고 2010-11시즌 도중 샬케의 마누엘 노이어를 영입할 방침을 세웠다.

고위층의 결심에 판 할이 반대하고 나섰다. 공공연하게 노이어의 영입을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바이에른 팬들도 판 할의 뜻에 동조해 "왜 하필이면 샬케 골키퍼냐?"라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팬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나자 바이에른 고위층이 직접 팬 대표자와 만나 노이어 영입 필요성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2011년 3월 판 할은 해고되었고, 6월 노이어가 공식 입단했다. 판 할을 경질한 조치에 관해서 회네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부트를 크라프트로 바꾸면서 수비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자기를 지지한다는 판 할의 말은 착각이다. 노이어 영입을 판 할이 반대하면서 구단 내부에 불화가 생겼다. 그가 가만히 있었어도 잡음이 이렇게 크게 번지지 않았을 거다. 판 할은 자신이 했던 짓을 뒤돌아봐야 한다."

# 맨유든 뭐든 나는 판 할

알다시피 판 할과 골키퍼의 상극 관계는 맨유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초반부터 판 할은 데 헤아를 비난했다. "코치가 가서 뛰겠느냐고 물었는데, 데 헤아가 싫다고 말했다"라며 스페인 골키퍼의 엔트리 제외 이유를 밝혔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데 헤아는 "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라며 자신을 부도덕한 사람으로 만드는 판 할에게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좋든 싫든 이제 판 할은 데 헤아의 기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랐다. 2,900만 파운드가 날아간 마당에 칼자루는 판 할이 쥐고 있다. 유로2016이든 뭐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무조건 선수가 손해다. 데 헤아가 경기에 출전하려면 판 할에게 잘 보여야 한다(흑). 관심 집중 채널 고정.

# 끝으로 판 할의 어록을 몇 가지 소개한다. 재미있다!

"세계 최고 감독과 계약한 것을 축하한다." (1991년, 아약스에서 생애 첫 정식감독으로 부임하는 자리에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과 2006년까지 계약했다. 이 말은 내가 월드컵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우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00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과르디올라는 판 할 철학을 따른다. 그래서 바이에른이 과르디올라를 감독으로 영입했다고 해서 놀랍지 않다. 바이에른은 항상 최고의 감독만 뽑는다."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감독 부임 소식을 듣고)

"나는 아약스에서 6년간 있으면서 바르셀로나가 100년 동안 이룬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했다." (1997년, 바르셀로나 감독 부임 자리에서)

글=홍재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영화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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