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권자, '억만장자 트럼프' 좋지만 '월가' 싫어

김지훈 기자 2015. 9. 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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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폴리틱스, "부유층 엘리트 싫지만 부동산 억만장자는 좋아하는 부조리"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블룸버그폴리틱스, "부유층 엘리트 싫지만 부동산 억만장자는 좋아하는 부조리" ]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월가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사고 있다. 2일 블룸버그폴리틱스와 미국 아이오와 주 최대 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에 따르면 아이오와주의 트럼프 지지자 61%가 월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설문에 "불만족(unsatisfied)" 또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나 있음(mad as hell)"이라고 답했다.

아이오와주의 유권자들은 내년 2월1일 대선 주자 선출을 위한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기업 또는 정치권에 자금을 후원하는 사회계층에 초당파적인 혐오감을 드러냈다. 미국 민주당의 코커스 참가 예정자 64%가 월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통적으로 보다 친 기업적 정서를 갖는 정당인 공화당의 당원들도 사실상 같은 비율(62%)로 불만을 표출했다.

블룸버그는 유권자들이 부동산 재벌임을 세일즈포인트로 내세운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월가는 싫어하는 것이 일견 부조리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유권자는 부자를 자랑하는 후보를 지지하지만 부유층 엘리트는 싫어하는 모순적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화신같은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다른 후보자들이 정치자금의 인질이 됐다고 야유한 것. 트럼프는 지난달 아이오와에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젭 부시 전 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해 "정치 자금을 기부한 무리의 꼭두각시"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일종의 연예인처럼 자신을 포장하고 금융산업을 공공연히 비난하면서 지지를 이끌어 냈다. 트럼프는 부유층의 기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선거 캠페인을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이 때문에 일련의 파격적인 정책도 후원자를 신경쓰지 않고 마음대로 공약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전통적 공화당 입장에서 이르바 '이단'으로 간주할 만한 부자증세를 지지하는 데다 자신도 증세의 대상으로 포함시킨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는 특히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등 투자회사의 임원들이 과도한 성공보수를 받아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번 대선 후보레이스에서 유권자들은 금융권 엘리트와 그들이 긴밀히 유착된 정치권에 대해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혐오감을 보였으며 트럼프는 이 같은 정서를 보여준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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