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바퀴벌레왕' 범가너마저 정복한 'SF킬러'

정재호 2015. 9. 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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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잔여 31경기가 남았다. 그리고 LA 다저스(74승57패)는 희대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69승63패)에 5.5게임이 앞서있다.

수치상으로는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나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어렵게 됐다. 상대가 아무리 밟아도 밟아도 죽지 않고 생존하는 바퀴벌레라도 힘에 부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자이언츠와 홈 3연전 2차전에서 2-1로 신승하며 지난 8경기 7승1패를 구가했다. 반면 막판 대역전을 노리는 자이언츠는 3연승으로 살아나기 무섭게 4연패 늪에 빠졌다.

모멘텀(승리의 기운)의 측면에선 전날 현지시간 자정을 훌쩍 넘겨 연장 14회 혈투 끝에 마무리된 5-4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연이은 2차전에서 기세가 오른 다저스는 사이영상이 유력한 잭 그레인키(32·다저스)가 나서 ‘7.1이닝 5피안타 1실점 1볼넷 5탈삼진’ 등의 역투로 15승(3패 평균자책점 1.59)째를 거뒀다.

잭 그레인키가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AFPBBNews
그레인키가 정말 무서운 건 2012년 다저스에 합류한 뒤 자이언츠전에서 7승무패를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저스 이적 후 ‘바퀴벌레 킬러’라는 수식어뿐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 반드시 제 몫을 해주는 절대 에이스의 포스와 팀 공헌도가 어마어마하다.

더구나 맞상대는 배수의 진을 친 좌완특급 매디슨 범가너(26·자이언츠)였다. 시즌이 흐를수록 강해지는 남자 범가너는 올해도 변함없이 8월에만 ‘5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43 37.2이닝 53탈삼진(시즌 16승7패 2.96 등)’의 괴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거칠 것 없던 그가 9월 첫 경기에서 ‘7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실점 1볼넷 8탈삼진’ 등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의욕이 상당히 꺾일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연전 최종전에서는 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가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출격한다.

커쇼는 초반 부진을 말끔히 씻고 지난 10경기 ‘6승무패 ERA 0.92’로 부쩍 되살아났다. 이 기간 볼넷이 단 8개인데 반해 탈삼진은 무려 96개를 솎아내는 등 그야말로 특급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커쇼의 맞상대는 이적생 마이크 리크(28·자이언츠)로 시즌성적 ‘9승6패 3.53’ 등의 만만치 않은 실력자다. 그러나 흐름상 커쇼의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다고 보면 다저스의 시리즈 스윕(싹쓸이)이 코앞에 다가온 양상이다.

3차전마저 다저스가 거머쥔다면 잔여 30경기를 남기고 6.5게임이 앞서게 된다. 사실상 3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굳히는 경기나 다름없다.

이는 지난 5년 3번의 월드시리즈(WS) 우승에 빛나는 자이언츠의 가을야구 탈락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해 다저스 팬들로서는 기쁨이 두 배다.

이번 시리즈 전 유명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PS) 진출 확률을 12.1%로 점쳤고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서는 17.5%였다. 이제 그 실낱같은 수치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정재호 (kem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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