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돈이다] 그라운드보다 더 뜨거운 중계권료 시장

이석무 2015. 9. 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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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을 현지 TV 중계진이 가까이 붙어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럽 프로축구의 재정적 요소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은 무엇일까. 입장권? 스폰서? 아니다. 바로 중계권료다.

유럽 빅리그 가운데 가장 중계권료 규모가 큰 시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2월 주요 방송사들과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세 시즌에 대한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금요일 저녁 경기 등 126경기를 생중계하는 조건으로 42억 파운드(약 7조 9000억 원)를 지급했다. BT스포츠도 42경기를 생중계할 수 있는 9억 6000만 파운드(약 1조 8000억 원)를 기꺼이 내놓았다.

프리미어리그는 3년간의 중계권료를 팔면서 무려 51억 파운드(약 9조70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였다. 이는 앞선 3년(2013년~2016년)의 중계권료 30억 파운드(약 5조6000억원)보다 70%나 오른 금액이다.

이렇게 중계권료가 크게 오른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중계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과열됐다 때문이다. 스카이스포츠, BT스포츠 외에도 미국의 유로스포츠와 카타르 자본의 베인스포츠 등이 뛰어들면서 판이 훨씬 커졌다.

방송사들이 이처럼 막대한 돈을 내놓는 이유는 그래도 더 큰돈을 벌기 때문이다. 스카이스포츠와 BT스포츠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세전 이익으로 5억 2700만 파운드(약 9900억원)를 기록했다.

중계권료가 오르면서 구단의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졌다.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료 배분 방식은 가장 공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수익의 50%를 20개 구단 모두가 똑같이 나눠 갖는다. 25%는 전 시즌 최종순위에 따라 차등 분배되고 나머지 25%는 생방송 중계된 구단의 ‘시설 사용료’라는 이름으로 역시 구단에 나눠진다.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해외 중계권 수익 또한 20개 구단이 똑같이 나눈다.

지난 6월 프리미어리그가 발표한 2014~2015시즌 중계권 수익을 살펴보면 우승팀 첼시는 20개 팀 중 가장 많은 9900만 파운드(약 1900억원)를 벌어들였다. 리그 2위 맨체스터 시티(9850만 파운드)와 3위 아스널(9650만 파운드),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9680만 파운드)도 거의 비슷한 수익을 올렸다.

심지어 꼴찌에 머물러 2부리그로 강등된 퀸즈파크 레인저스도 6490만 파운드(약 1200억원)라는 막대한 돈을 벌었다. 우승팀 첼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가 수익 균등 분배 원칙을 잘 지키고 있다는 의미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잉글랜드와 마찬가지로 중계권료 수익을 균등하게 나눈다. 전체 금액에선 큰 차이가 난다. 분데스리가의 이번 2015~2016시즌 전체 중계권료는 7억800만 유로(약 9600억원)로 잉글랜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분데스리가 1위팀 바이에른 뮌헨의 중계권료가 프리미어리그 꼴찌팀보다 훨씬 낮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하다. 지난 2014~15시즌 총 7억5500만 유로(약 1조원)에 달하는 전체 중계권료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20%에 육박하는 1억5000만 유로(약 2000억원)를 챙겼다.

방송국이 리그가 아닌 각 구단과 개별적으로 직접 중계권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인기가 월등히 높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방송국이 몰릴 수밖에 없다.

중계권료 분배 불균형으로 중소 클럽들이 어려움을 겪자 프리메라리가도 이번 시즌부터 잉글랜드, 독일처럼 리그 전체가 중계권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바꿨다. 중계권 총수입의 50%를 20개 팀이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50%는 최근 5년간 성적을 바탕으로 차등 분배한다. 리그 붕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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