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캐릭터산업 미래 '먹거리' 라더니..

김성호 기자 입력 2015. 9. 2. 10:59 수정 2015. 9. 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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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전체 매출 하락..고용시장도 게걸음..해외시장 진출, M&A 먹이감 노출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올들어 전체 매출 하락..고용시장도 게걸음..해외시장 진출, M&A 먹이감 노출]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산업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주력 산업 즉,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이를 적극 뒷받침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취임 당시 주요 국정 과제를 소개하며,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문화콘텐츠산업을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직접 극장을 찾아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였고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보에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다양한 산업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반환전을 돈 지금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던 관련 업체들의 매출은 올들어 뒷걸음질 치고 있고, 산업 발전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고용 창출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지만 오히려 해외 거대 자금에 먹이감이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 매출·종사자 하락=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최근 발표한 '2015년 1분기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의 올1분기 매출액은 2조35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 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 2조7200억원까지 늘었던 매출액은 올들어 하락세로 돌아서며 성장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사는 올 1분기 매출액이 474억원으로 전기동기대비 무려 22.5%나 하락했다.

산업이 정체되다보니 고용시장도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올 1분기 애니메이·캐릭터산업 종사자수는 3만279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9%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콘텐츠산업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산업 종사자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5.2%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이 시장 정체와 더불어 고용 창출 효과도 크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산업육성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산업에 대한 정책들의 효율성 등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수출? 오히려 사냥감 전락..토종업체 보호 시급=이처럼 산업이 더디게 성장하면서, 애니·캐릭터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국민소득 향상과 산아제한 정책 완화 이슈로 애니·캐릭터 신흥시장을 급부상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최근 시각효과 업체 스튜디오엠지가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중국 3D애니메직스와 200억원 규모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드래곤 더 키드'를 합작키로 했고 애니메이션 제작사 DPS는 중국 선둥커뮤니케이션과 스마트폰용 애니매이션 '꽉잡아'를 합작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애니메이션·캐릭터가 해외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단순히 사업적 협력 관계를 넘어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투자환경 탓에 신규 제작이 어려운 국내 업체와 거대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올 들어서만도 완구기업 영실업, 애니메이션 '빼콤' 제작사 RG애니메이션스튜디오 등이 잇따라 중국으로 기업 및 판권이 넘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기업들의 수익구조는 확대될 수 있겠지만 국내 애니메이션·캐릭터 업체들의 경쟁력을 확인한 해외 업체들이 M&A를 통해 직접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산업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며 "토종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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