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지킨' 한화 정근우, 한계 극복시킨 아내의 조언

유병민 입력 2015. 9. 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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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유병민]
한화 정근우가 1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6회 2루 도루에 성공하는 모습. 이는 정근우의 시즌 20번째 도루이자, KBO 최초로 10년 연속 20도루를 달성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 정근우가 사상 첫 10년 연속 20도루에 4개를 남겨뒀다'고 알렸다. 당시 광주 KIA전을 준비하고 있던 정근우는 "아직 4개나 남았는데, 그러다 달성 못하면 어쩌려고 미리 기록을 언급하나"라며 웃은 뒤 "100안타와 20도루 달성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다. 100안타는 달성했는데, 20도루도 꼭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열흘 뒤 정근우는 자존심을 지켰다. KBO리그 사상 첫 10년 연속 20도루에 성공했다.

정근우는 1일 청주 KIA전에서 6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신창호에게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그리고 곧바로 후속 타자 이용규의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훔치는데 성공했다. 청주구장 전광판에는 '정근우 선수 10년 연속 20도루 달성'이라는 문구가 표시됐고, 장내 아나운서는 "정근우 선수가 사상 첫 10년 연속 20도루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라고 방송했다. 청주구장을 꽉 채운 1만 관중들은 '정근우'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정근우는 헬멧을 벗고 허리 숙여 감사함을 나타냈다.

지난 2005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정근우는 이듬해 주전 자리를 꿰찼고, 매 시즌 100안타·20도루를 채웠다. 올해까지 10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는데, 수비 부담이 큰 2루수·유격수 중에는 정근우가 처음이다. 정근우에 앞서 양준혁(16시즌)·박한이(14시즌)·이승엽(13시즌)·김태균(11시즌)·장성호·마해영(이상 10시즌)이 연속 시즌 100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정근우는 지난해 9년 연속 20도루 달성에 성공했다. KIA 김주찬(2004, 2007~2013)과 함께 최다 연속시즌 20도루 선수에 등극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턱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올해 기어코 2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KBO리그 역대 첫 10년 연속 20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10년 연속 100안타·20도루 역시 정근우가 최초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정근우가 10년 연속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된 건 아내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스스로 걱정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때 아내가 '당신은 28살이야. 할 수 있어'라고 세뇌시켰다"며 웃었다. 이어 "가족이 큰 힘이 됐다. 지금까지 열심히 야구를 하는 이유지 않나 싶다. 자존심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정근우는 3안타를 폭발시키며 팀의 8-2 승리를 견인했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정근우는 "중요한 경기를 이겼다. 8월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어제(1일) 쉬는 날 고참들 모두 대전구장에서 자율 훈련을 했다. 주장 김태균과 미팅도 진행했다. 이럴수록 선수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 반드시 가을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청주=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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