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구슬픈 LG의 신구조화 외침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입력 2015. 9. 2. 06:04 수정 2015. 9. 2. 12: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말 그대로 구슬프다. 팬들은 그래도 LG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하지만 LG가 보여주는 야구는 암울하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팀이 변하는 모습이 보이면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지만,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답답한 LG다.

LG는 1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2-11로 크게 졌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넥센을 상대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완벽하게 무너졌다.

마치 지난달 30일 대구에서 치른 삼성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9-1로 이기고 있었지만 9-15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단 1점도 추가로 뽑아내지 못했다. 설령 지더라도 끝까지 추격하며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여야 했지만, 전날 LG에게 그런 모습은 없었다.

선발 루카스는 초반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 들어 완벽하게 무너졌다. 4.1이닝동안 6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9승 대신 9패를 떠안게 됐다. 불펜 역시 교체된 신승현이 상대 유한준과 서동욱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거기에 최동환까지 박병호에게 시즌 47호 홈런을 허용했다.

마운드가 무너지면 타선이 그 공백을 채워야 한다. 하지만 LG는 타선도 무기력 했다. 전날 경기에서 뽑아낸 안타는 단 8개. 잔루는 모두 11개였다. 안타를 쳐봐야 주자를 홈플레이트가 아닌 덕아웃으로 보내기에 급급하니 승리할 수 없었다.

전날 경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9위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며 하위권 탈출에 실패한 LG다. 가을야구의 꿈이 서서히 무산되면서 팀은 의도치 않게 리빌딩 체제로 들어갔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대거 기회를 받으며 출전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회가 주어졌으면 그것을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야 하지만, 성장하거나 커나가는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타격에 자질이 있는 서상우나 미래의 3루수를 꿈꾸는 양석환 등, 자원은 많지만 영 신통치 않다.

문제는 리빌딩 과정에서도 조금씩 마찰이 생기고 있다는 점. 특히 1루로 전향한 서상우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전날 "우선 올해까지 서상우에게 1루수를 시켜 볼 생각이다. 원래 외야에서 뛰던 선수이기에 어떤 포지션이 더 나은지 계속 지켜보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상우는 나성용과 마찬가지로 아직 수비가 약한 편이다. 타격에 강점이 있기에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볼 수 있지만 서상우의 1루 투입은 다소 의문이 든다.

리빌딩을 전제로 한다면 1루수로 들어갈 수 있는 선수가 상당히 겹치기 때문. 다음 시즌, LG가 히메네스와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3루 자리는 채워지게 된다. 자연스레 3루 유망주로 손꼽히던 양석환에게 시선이 돌아간다.

실제로 히메네스와의 포지션 경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양 감독은 "양석환은 1루수나 지명타자도 가능하다"라며 유동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석환의 1루 투입도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금은 2군에 있지만 시즌 초반, 1루수로 키우려고 했던 '우타거포' 최승준도 있다. 거기에 주전 1루수 정성훈도 있다.

자꾸 겹친다. 선의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계산이 서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포지션에 선수를 두고 키우는 전략도 중요하다. 이리저리 확정된 포지션을 갖추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것은 팀이나 선수에게 모두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유망주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팀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베테랑의 존재감이 더욱 힘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LG의 베테랑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나마 팀 내에서 3할 대를 유지하며 제 몫을 해준 정성훈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2일 현재, 그는 10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1리로 주춤하고 있다. 최근 8경기에서 정성훈은 20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다.

주장 이진영도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2할6푼2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연일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박용택이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인 3할6리와 가장 많은 59타점으로 체면을 세우고 있는 상황. 하지만 타 팀의 중심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사실.

무엇보다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4번 히메네스도 타율 2할6푼6리에 7홈런 27타점에 그치고 있다. 타 팀에 비해 LG의 4번은 기대보다 한참 부족하다.

양 감독 역시 4번 타자에 대한 중요성에 동의하며 "확실한 4번 타자가 존재하는 삼성(최형우)이나 NC(테임즈), 두산(김현수), 넥센(박병호)은 모두 상위권에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가을야구 가능성은 희미해졌다. 그렇기에 신구조화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빌딩이나 외인 선수, 그리고 베테랑까지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LG다. 자연스레 팀이 치고 나갈 원동력이 사라졌고, 현재의 순위에 머무르고 있다. 남은 시즌, LG에게 상당히 큰 변화가 필요할 듯 보인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