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52경기+앙리 별명+데드라인 = 맨유 650억원

윤진만 2015. 9. 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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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몇몇 먹잇감을 빼앗긴 상황에서도 루이스 판 할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우드 에드워드 맨유 부회장을 믿는다고 했다. 우드워드 부회장은 얼마 안 있어 그 믿음에 보답했다. 19세 유망주를 3600만 파운드(한화 약 650억원)에 영입하면서….

앤서니 마샬(AS모나코). 미국프로농구 선수를 연상케 하는 이 이름이 9월1일부로 맨유 유니폼에 박혔다. 웨인 루니의 단독 공격수 체제로는 답이 없다고 판단한 맨유가 여름 이적시장 데드라인에 선택한 공격수라면 에딘손 카바니나 네이마르나 하는 거물급 공격수일 거라고 예상했겠지만, 우드워드 부회장은 600여억원을 이 기대주에게 풀었다.

11년 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시절의 맨유가 18세의 어린 공격수 영입에 2560만 파운드를 쏟아 부은 사실을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당시 모두들 ‘미쳤다’고 했지만, 한편에선 ‘그럴 만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주인공 웨인 루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며 컵대회 포함 17골이라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고, 무엇보다 잉글리시 프리미엄이 붙었었다.

2014-15 UEFA챔피언스리그 도중 아스널 수비수 헥토르 벨레린(오른쪽)과 경합 중인 앤서니 마샬. 사진(모나코)=AFPBBNews=News1

2008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토트넘에서 3000만 파운드에 데려올 때, 2013년 마루앙 펠라이니를 에버턴에서 2750만 파운드에 영입할 때에도 ‘그렇지. 그 정도는 해야 맨유지’ 하며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마샬은 급하게 데려온 선수치고는 너무 어리고 경험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어떻게 3600만 파운드라는 금액이 매겨졌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물론 맨유가 사전 조사 없이 허튼 곳에 돈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샬이 지난시즌 컵대회 포함 48경기를 뛰어 12골을 넣고, 8월 국가대표팀 부름도 받은, 가장 주목받는 프랑스 유망주인 건 부인할 수 없다. 발이 빠르고, 신체 균형도 잘 잡혔으며, 무엇보다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득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제2의 앙리라는 별명이 현재로썬 가장 잘 어울리는 유망주인 것도 부인 못 한다.

그러나 모나코와 맨유, 프랑스 리그1과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는 질적으로 다른 클럽, 그리고 리그를 간과한 것 같다, 아무래도. 맨유가 루니, 베르바토프, 펠라이니, 로빈 판 페르시, 후안 마타에게 쏟은 거금에는 ‘리그 적응 불필요’라는 옵션이 포함되었다. 반면 마샬은 리 캐터몰로 대표되는 프리미어리그만의 거친 압박, 맨유만의 팀 컬러, 판 할 감독의 잔소리, 맨체스터의 우울한 날씨 등 적응할 게 산더미다.

3600만 파운드의 금액 때문에 구단 고위층과 언론, 팬들은 당장 눈앞에 퍼포먼스가 나타나길 기대할 것이다. 언제까지 감독이 “적응이 필요하다”며 감쌀 수는 없다. 맨유 사정상 기다려줄 수도 없다. 한 살 위인 멤피스 데파이도 오자마자 주전으로 뛰는 형편이다. 나이 ‘19’은 숫자에 불과하다며 아구에로 정도의 골을 토해내라는 성토가 쏟아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압박을 감당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마샬에게 ‘조상님’격 되시는 앙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시즌 마샬이 아스널을 곤경에 빠트린 장면을 봤다. 하지만 그런 활약을 지속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예를 들어 맨유 소속이던 앙헬 디 마리아도 경험이 풍부한 완성형 선수이지만 맨유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고작 52경기(*리그1 기준)에 나선 선수를 영입한 건 분명한 도박이다.” (스카이스포츠 인용)

선배 데니스 베르캄프와 UEFA컵 승리를 만끽하는 앙리. 사진(프랑스 랑스)=AFPBBNews=News1

한 가지 더, 다가올 상황이 비관적인 건 루니를 제외하면 그에게 어깨를 빌려줄 공격수 선배가 데파이와 제임스 윌슨밖에 없다는 것이다. 앙리를 예로 들어 1999년 여름 입단할 당시 아스널에는 다보르 슈케르, 은완코 카누, 데니스 베르캄프, 마크 오베르마스와 같은 선배 공격수들이 있었다. 어린 루니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올레 군나르 솔샤르, 라이언 긱스의 보살핌을 받았다. 마샬은 혼자 스스로 알아서 헤쳐나가야 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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