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아침밥 챙기는 기업들.. "지각 줄고 사내 소통도 늘어"
"아침이 든든하면 하루가 잘 풀리잖아요? 회사에서 아침밥을 차려주니 직원을 진정으로 배려한다고 느껴지고 (회사에) 감사하죠."
1일 오전 9시쯤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내 카페테리아에는 직원 20여 명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한식 메뉴는 물론 샌드위치, 야채와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 만든 주스도 있었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회사에서 처음엔 아침으로 김밥, 달걀 등을 제공하다가 2~3년 전부턴 아예 제대로 된 아침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가 이용한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나도 거의 매일 회사에서 아침을 먹는데, 아침 출근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다"면서 "회사에선 함께 아침 먹으면서 타부서 직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돼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글의 미국 본사도 세 끼 식사와 간식을 제공한다고 정 상무는 전했다. 일단 회사에 들어오면 직원들이 먹는 것 신경 쓰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면서, 사내에 편안한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아침밥을 제대로 못 챙겨 먹는 직원들을 챙기는 회사가 늘고 있다. 구글 코리아 외에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풍산 등 여러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업무상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일부 직원에게만 도시락을 제공하거나 사노피파스퇴르처럼 매주 1회만 김밥·주먹밥·샌드위치 등을 주는 경우도 있다. 직원들의 건강이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믿음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부서 간 장벽을 낮추고 사내 소통에도 유용해 좋은 점이 많다는 게 이들 회사의 반응이다.
직원 수 10명 내외의 소규모 업체 중에서도 직원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한 벤처업체에선 아예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아침 당번을 선다. 당번이라고 해서 직접 아침밥을 짓는 것은 아니고, 일주일치 메뉴를 짜서 음식 구매를 맡는 것이다. 이 업체 사장은 "아침을 같이 먹으니 직원들 지각이 확 줄고, 서로 얘기 나누며 여유 있게 오전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힘든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아침 결식'이 앞으로 더 늘 위험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장이나 학교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동양 문화권이지만 대만이나 홍콩의 경우 아침을 간단히 사 먹거나 아예 회사·학교에서 제공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식품산업협회 박인구 회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소비 부족으로 저장 비용이 더 드는 쌀이나 남아도는 우유를 생각하면 기업들이 직원들 아침 챙기기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식품 소비가 늘면 고용률 높은 식품 산업이 발전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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