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도 어렵고.. 문상객도 얼마 안되고.. 늘어나는 2일葬
서울 도봉구에 사는 유모(57)씨는 최근 세상을 뜬 홀어머니의 장례를 2일장(葬)으로 치렀다. 지방에 사는 친척들은 "3일장으로 해야 한다"고 했지만 남동생과 상의 끝에 2일장을 택했다. 이씨는 "장례식장 하루 임대 비용이 최소 50만원 선"이라며 "문상 올 사람도 별로 없어 굳이 3일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국 장례에서 일반적인 3일장을 대신해 최근 2일장을 치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병으로 숨진 아이나 고독사한 무연고자 장례를 2일장이나 1일장으로 치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2일장으로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A 상조회사 측은 "한 달에 70명 정도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고 싶다'고 문의해온다"며 "5년 전과 비교하면 요즘 장례 일수를 줄이는 이들이 확연히 늘었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지난 7월 한 달간 치러진 장례 230건 중 19건(약 8.3%)이 2일장이었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병원의 경우에는 2일장 비율이 이보다 훨씬 높다.
2일장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핵가족화로 장례 규모가 예전보다 축소됐기 때문이다. 장례지도사 신상경씨는 "과거엔 장례를 이웃과함께하는 사회적 의식으로 받아들였지만 요즘엔 사생활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었다"면서 "가족 숫자가 줄면서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무(無)빈소 장례'도 늘고 있는데 이런 경우 2일장이 많다"고 했다.
장례 비용 문제도 중요한 이유다. 대형 상조업체를 통해 장례를 치르면 기본 400만∼500만원은 들지만, 장례 기간을 줄이면 150만원 안팎으로도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직접 "장례를 될 수 있으면 간단히 치르라"는 유언을 남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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