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한국 '휘청'..8월 수출, 6년 만에 최대폭 감소

송진식 기자 2015. 9. 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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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도 줄어 8개월째 '나쁜 흑자'단가 하락 탓에 물량 늘어도 감소대중 수출 증가율 급격히 낮아져

수출이 또 줄었다. 올 들어 8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 8월에는 월간 수출액 감소폭이 6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일로다.

수출단가 하락, 경쟁 심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 단기간에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얽혀 있어 전망도 밝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수출액이 39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액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8월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줄어든 349억8000만달러로 파악됐다. 무역수지는 43억5000만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43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과 수입이 줄어 나오는 이른바 ‘나쁜 흑자’ 기조가 계속됐다.

올 들어 수출 감소가 지속되는 주된 이유로 수출단가 하락 문제가 거론된다. 전보다 많이 팔아도 단가가 낮다보니 돈을 덜 버는 셈이다. 8월도 수출물량 자체는 전년 동월 대비 3.8% 늘었다. 하지만 수출단가가 18.0% 하락하는 바람에 수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경우 유가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떨어지면서 8월 들어 각각 40.3%, 25.7% 수출이 감소했다. 단가 하락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자동차는 엔저와 유로화 약세에 대응하느라 단가 하락이 불가피했고, 신흥시장 수출마저 감소하면서 8월 들어 9.1% 수출이 줄었다. 무선통신기기, 철강제품 등도 중국 제품과의 경쟁 심화, 글로벌 수요 부진 등으로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전 세계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전망을 보면 2012~2014년 세계 수출액은 평균 1~2%대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유가 하락 등의 원인으로 세계 수출액이 8.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올해 1~6월 세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7% 감소했다.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특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이 과거보다 부진한 점도 수출 감소의 원인이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2001~2011년 연평균 20.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대중 수출 증가율은 2012~2014년에는 연평균 2.8%로 급격히 낮아졌다.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고, 중국이 주요 수입제품의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탓에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란 쉽지 않다.

8월 들어 13대 주요 수출품목 중 11개 품목에서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뿐이었고, 신규 수출품목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화장품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수출이 활발하게 증가하는 시대는 지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 경제를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분석실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세계교역의 증가세도 과거에 비해 둔화되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이 과거처럼 높은 신장세를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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