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나고, 작년 전형 때 외부 면접위원 '배제' 시도

2015. 9. 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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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학교 멋대로 평가 방식 고쳐

시교육청서 위촉한 면접위원에

배점 낮은 인성만 평가토록 하려다

갈등 빚어 교육청 시정 요구 받아

교육청 '성적 조작' 특별감사 착수

입학생의 남녀 성비를 맞추려고 일부 지원자의 성적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하나고가 지난해 입학전형 당시 서울시교육청이 파견한 면접위원들의 구실을 일방적으로 제한해 시교육청의 특별장학 지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서울시교육청의 '2015년 하나고 입학전형 관련 특별장학 결과 보고' 자료를 보면, 하나고는 지난해 입학전형 때 시교육청이 위촉한 면접위원의 구실을 축소하려다 현장에서 갈등을 빚어 시교육청의 시정 요구를 받았다. 하나고와 같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면접에서는 2명 이상의 학교 위촉 평가위원 외에, 면접의 공정성을 높이려고 시·도 교육청이 뽑은 1명의 외부 평가위원이 한조를 이뤄 평가에 참여한다.

전체 평가(100점 만점)에서 30점을 차지하는 면접 점수는 지원동기·학습계획 등을 묻는 자기주도학습영역(25점)과 인성영역(5점)으로 나뉘는데 학교가 위촉한 면접위원과 교육청이 위촉한 면접위원이 종합 평가한 점수를 합산해 계산한다. 면접위원의 권한과 관련한 교육부의 지침은 없지만 각 위원이 독립된 평가를 진행하는 게 불문율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을 들어보면, 하나고는 지난해 입학전형 때 시교육청 위촉 면접위원한테 5점 배점의 인성영역만을 배당하고, 25점 배점의 학습영역은 학교가 위촉한 면접위원인 하나고 소속 교사들이 맡겠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시교육청 위촉 면접위원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고 쪽은 이처럼 일방적으로 평가방식을 변경한 데 대해 5월 시교육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원자가 늘어 촉박한 일정 속에서 효율적으로 면접평가를 진행할 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자기 멋대로 평가 방식을 고치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다른 자사고에선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라고 짚었다.

시교육청의 시정 요구로 결과적으로 평가는 '정상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그동안의 입시에서 하나고가 지원자의 등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터여서, 당시 면접 과정에서도 학교 쪽이 원하는 대로 점수를 주려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봉사활동 등을 평가하는 인성 점수는 배점이 작고 편차가 크지 않다. 당락을 가르는 건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해왔는지 평가하는 자기주도학습영역이어서, 사실상 교육청 위촉 위원을 배제하려 한 것"이라고 짚었다.

유은혜 의원은 "최근 성적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하나고에서 공평하고 공정한 입학전형을 위한 시교육청의 감독 권한마저 가로막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시교육청 특별감사와 국정감사에서 입시 부정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하나고와 재단 쪽인 하나학원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제기된 입시 부정, 교원 채용 비리 의혹 등을 종합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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