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5개 도시서 사망사건 급증..당국 '홧김 총격' 우려
SNS 말다툼이 총격으로 번지기도…"경찰력 강화로 해결되지 않아"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의 35개 대도시에서 올해 들어 살인과 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워키 등 일부 도시는 매우 가파른 증가 속도를 보였다.
지난해 백인 경관의 총격에 따른 잇단 비무장 흑인 청년의 사망사건으로 미국 사회에서 경찰력의 사용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각 주(州) 사법당국이 이런 추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살인·폭력행위의 감소를 보였던 최소 35개 도시에서 올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밀워키에서는 올들어 8월말 현재까지 104명이 살인사건으로 사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명을 훌쩍 넘어섰다.
뉴올리언즈에서도 올해 1∼8월 120명이 사망해 지난해 98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를 기록했고, 볼티모어의 경우도 지난해 138명에서 올해는 215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외에 워싱턴D.C에서는 73명에서 105명으로, 세인트루이스에서는 85명에서 136명으로, 뉴욕에서는 190명에서 208명으로 올들어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도 20% 정도의 증가율을 보였다.
사망자가 늘어난 주요 이유는 도시마다 다르다고 NYT는 전했다.
총기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도시일수록 당국자들은 누구나 쉽게 총기를 소지할수 있는 것을 그 원인으로 돌렸다.
일부에서는 지난해부터 '경찰력의 남용'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경찰관들은 더욱 위축되고, 범죄는 더욱 흉포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각 주의 당국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소한 다툼이 총기사고로 번지는 이른바 '홧김 총격'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과거에는 갱단의 대결, 절도 등으로 비롯됐던 사망사건이 이제는 사소한 말다툼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의 한 당국자는 여자친구, 음식, TV쇼 등장인물 등을 놓고 벌어진 싸움이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면서 "사람들이 하찮은 것으로 여겨지는 소재를 놓고 화를 내고, 결국 폭력에 의존한다는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밀워키에서는 지난 7월 3일 불꽃놓이 행사 후 14세 소년이 등 뒤에서 느닷없는 총격을 받고 사망했는데, 용의자는 이 소년과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서 말다툼을 벌였던 15세의 소년으로 밝혀졌다.
뉴올리언즈의 사법 당국자는 "이런 것은 폭력적인 문화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게 뿌리박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찰력을 강화한다고 해결되는 사건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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