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권희철 "실망했을 독자께 사과..신경숙 '전설'은 표절"

입력 2015. 9. 1. 19:44 수정 2015. 9. 2. 08: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계간 가을호 서문에서 사과 "평론가 누구도 책임 못 벗어나"

가을호 '비평 표절 권력' 특집…젊은 작가들 좌담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으로 이른바 '문학 권력'으로 비판받아온 출판사 문학동네가 계간지 '문학동네' 가을호를 통해 독자에게 사과했다.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권희철 문학평론가는 1일 인쇄된 '문학동네' 가을호 서문에서 "신경숙의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표절작이라는 문제 제기는 15년 전에 이미 한 차례 있었다"며 "한 번 제기된 문제를 소홀히 넘긴 것에 대해서 나를 비롯한 어떤 평론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학동네 편집위원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일련의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번 일로 깊은 실망을 느꼈을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신경숙의 '전설'이 표절인지 여부를 검증했다. 그는 표절로 지적된 문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전설'이 '우국'과는 다른 주제의식이 있고, 문장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질감에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차이가 있다고 해서, (표절 문제를 제기한) 이응준 작가가 적시한 인용문들의 유사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더 분명히 말하자면, '전설'은 '우국'의 표절"이라고 명백하게 말했다.

권씨는 "'우국'의 일부 문장들을 별다른 표시 없이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제대로 검토해보지도 않고 즉각 반발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신씨의 표절 논란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힌 권씨는 그러나 문학동네에 쏟아진 '문학 권력', '주례사 비평'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반론했다.

그는 "자신들의 기준을 가지고 작품의 품질을 따지고 심판할 수 있는 권한이 자신들에게 주어져 있다고 믿는 비평가들이야말로 '권력'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며 "자신들이 내린 판정과는 다른 독해를 제출한 쪽에 대해 '환금성', '영혼이 없는 칭찬' 등을 운운하며 비평적 대화 자체를 중단시키는 행위가 어떻게 비평에 속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권씨는 앞서 문학동네가 김명인 문학평론가 등 평론가 5명에게 공개적으로 지상(紙上) 좌담을 제안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대해서는 "미숙했던 점에 대해 다섯 분의 평론가와 이를 함께 지켜본 모든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학동네는 이번 계간지에 '비평 표절 권력' 특집을 마련했다.

'비평' 부문에서는 김병익·도정일·최원식 평론가가 각각 한국문학 비평의 현실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글을 실었다.

'표절' 부문에서는 장은수 평론가가 '무엇을 표절이라고 할 것인가'를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권력' 부문에는 젊은 작가인 김도언·손아람·이기호·장강명과 신형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진행한 좌담이 실렸다. 이들은 공모제 문학상 제도와 편집위원 제도의 한계, 문예지 중심의 문단의 허와 실 등을 토론했다.

권 평론가는 서문에서 "비판적 대화의 시도가 한 번의 특집 기획으로 끝날 수 있을 리 없다"며 기획을 다음 겨울호로 이어지는 연속 기획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hye1@yna.co.kr

☞ 여아 임신에 낙태 요구한 시아버지…법원, 이혼 불허
☞ 농구 국가대표 김선형 불법 스포츠도박 정황…경찰 소환
☞ 열차 161대 지연시킨 영등포역 자살소동 여성 '무죄'
☞ 중학생이 빈 교실서 부탄가스 '꽝'…범행영상도 공개
☞ 애슐리 매디슨 부도덕성 지탄 美목사, 알고 보니 회원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