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위축·세계 교역 축소..한국 수출 '뾰족수'가 없다

2015. 9. 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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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수출 단가 18% 떨어져

국제 유가 1년 사이 반토막 나

석유화학 수출 등 30억달러 ↓

자동차·철강·섬유 수출도 급감

8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특수 요인도 있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말 유럽 쪽 선주에 5억1500만달러 규모의 드릴십(심해시추선)을 인도하려 했으나 2017년 2월로 연기됐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중인 5억9500만달러의 드릴십은 계약이 취소됐다. 대우조선해양 홍보팀은 "유가가 떨어지니 용선비도 하락해 선주가 배를 받아가 봤자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니 계약 해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의 급락도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가격을 떨어뜨려 수출 감소폭을 크게 키웠다. 지난해 8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9달러였지만 올해 8월엔 47.8달러였다. 이 때문에 석유제품·석유화학 수출액이 30억달러나 줄어들었다.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과장은 "지난해만 해도 유가가 제품 단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한두달의 시차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당월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지고 보면 드릴십의 수출 차질도 국제유가 하락 탓이 크다.

수출단가는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출단가 하락률은 5월 8.3%에서 6월 12.1%로, 8월엔 18.0%로 커졌다. 물량이 크게 늘면 단가 하락을 상쇄할 수 있지만, 이는 여의치 않았다. 6월에는 수출 물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늘었지만, 7월엔 7.9%, 8월엔 3.8% 증가에 머물렀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교역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까닭이다. 석유제품(-40.3%), 석유화학(-25.7%)을 빼고 봐도, 8월 수출액은 10.2% 감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13개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를 제외한 11개 품목에서 8월 수출액이 줄었다. 자동차 -9.1%, 철강제품 -17.4%, 섬유류 -21.4%, 평판디스플레이 -6.8%였다. 특히 자동차는 세계 경기침체에 현지 통화 약세 등이 더해져 러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세계 교역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교역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8% 줄었다. 8월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액을 따져보면, 삼성전자의 현지 공장 진출 등으로 중간재 수출이 늘고 있는 베트남(32.4%)을 제외하곤 미국(-4.4%), 일본(-24.4%) 등 대부분 지역에서 다 줄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으로 가는 수출의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고성장을 구가하며 수입 증가율이 2010년 38.9%, 2011년 24.9%에 이르던 중국은 지난해부터 경제성장이 주춤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존 수출국들과 원자재 중심의 신흥 수출국 모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수입액은 지난해에 견줘 15.5%나 감소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들 모두 중국에 대한 수출액이 줄었다.

다른 나라에 견주면 우리나라는 중국 시장에서 형편이 나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지난 31일 발간한 '최근 대중국 수출 유망품목과 시사점' 보고서의 중국무역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한국의 대중 수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2% 감소한 828억달러였다. 하지만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되레 1%포인트 상승했다. 일본이나 독일에 견줘 수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탓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서 8월의 대중국 수출이 8.8% 감소해 6월의 0.4% 증가, 7월의 6.4% 감소 수준에서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따라 대응책에 대한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무역협회 베이징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중국의 수입액이 줄고 있지만 물량 자체가 함께 줄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기조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중국 정부의 정책이 내수 진작에 효과를 내기보다는 거품만 키웠다. 우리 수출은 중국 의존도를 현격히 낮춰 '탈중국화'를 해야 하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화 박현정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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