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역에 쏟아진 시리아 난민들.."EU 난민수용체계 붕괴"(종합)

2015. 9. 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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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방조 속 '난민열차' 독일 도착..혼란 가중되자 부다페스트역 일시 폐쇄

헝가리 방조 속 '난민열차' 독일 도착…혼란 가중되자 부다페스트역 일시 폐쇄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헝가리 정부의 방조로 부다페스트를 떠난 '난민열차'가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독일 뮌헨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뮌헨 기차역에 도착한 난민들은 독일 시민들이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빵 등 식료품을 나눠주며 반기자, "우리는 독일을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화답했다.

1일(현지시간) AP·AFP통신과 독일 쥐트도이체 차이퉁(SZ) 등에 따르면 31일 오후 7시께 독일 뮌헨 역에는 난민 200명을 실은 열차가 처음 도착한 데 이어 오후 8시 30분께 또다시 난민 50명을 실은 열차가 도착했다.

뮌헨 인근 로젠하임역에도 난민 190명을 실은 열차가 도착했다. 오버 바이에른주 당국은 이날 난민 600여명이 추가로 뮌헨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발칸반도를 통해 하루 2천명씩 헝가리로 쏟아져 들어온 난민들은 지난 한 달여간 부다페스트 역 근처에 발이 묶여 있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EU 국가 간 자유왕래를 보장하는 솅겐조약 가입국인 헝가리는 관문국가로서 비자와 신분증이 없는 난민들의 서유럽행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그러나 31일부터 부다페스트 역에 배치했던 경찰병력을 모두 철수시켜 난민들의 서유럽행을 사실상 방조했다.

헝가리는 또 EU에 들어온 모든 난민은 최초로 도착한 국가에서 망명신청을 해야 한다는 EU의 대표적 난민수용 원칙인 더블린 조약도 무시했다.

난민들은 헝가리 정부가 서유럽행 열차에 오르는 것을 방조함에 따라 부다페스트 역에 물밀듯 밀려들어 서유럽행 열차에 올라탔다.

헝가리 정부는 난민들이 너도나도 '난민열차'에 올라타기 위해 몰려들면서 혼란이 가중되자 1일 오전 부다페스트 역을 일시 폐쇄했다.

헝가리 국영철도회사는 "앞으로 추가공지 시까지 어떤 열차도 부다페스트 역에 정차하거나 부다페스트 역을 떠날 수 없다"며 "모두 역구내에서 나가달라"고 공지했다.

현재 부다페스트 역에는 난민 수 백 명이 서유럽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독일로 가는 중간 정차역인 오스트리아 빈 역에서도 현지 경찰이 주 출입구에 늘어서 난민들에게 역을 떠나라고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 정차역인 빈에 내린 난민들은 "독일로 가겠다"며 역 플랫폼에 머물고 있다.

오스트리아 경찰에 따르면 부다페스트발 열차로 빈에 도착한 난민수는 31일 하루에만 3천650명에 달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부다페스트발 열차를 멈추고 헝가리에서 이미 난민지위 신청을 한 난민들은 오스트리아에 입국할 수 없다며 해당자들을 골라낸 뒤 나머지는 빈으로의 여정을 이어가게 했다. 이어 빈에서 오스트리아에 망명신청을 할 난민들을 제외한 나머지가 독일로 여정을 지속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다.

빈 역 앞에는 오스트리아 시민 2만여명이 모여 "난민들을 환영한다"고 외치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 고속도로 갓길에 버려진 냉동트럭에서 시리아 난민 시신 71구가 발견됨에 따라 충격을 받은 시민들이 난민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라는 차원에서 연 시위다.

마침내 독일 뮌헨 역에 도착한 난민들은 "결국 독일에 오다니…믿을 수 없다"면서 환호했다. 시리아에서 온 모함마드 알 아자위(18)는 차량폭탄테러로 다친 뒤 공학학위를 포기하고 시리아를 떠나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는 배에 난 상처를 보여줬다.

그와 동생 아흐메트는 터키와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거친 여정에 3천유로(약 400만원) 이상을 썼다. 이들은 비용 마련을 위해 집을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리아에서 죽음을 피해왔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곳에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도착한 난민들을 버스에 태워 각지의 난민접수처로 보냈다.

한편, 헝가리가 난민열차의 서유럽행을 방조함에 따라 오스트리아 등 다른 EU 회원국들은 "EU의 난민수용체계가 붕괴됐다"며 헝가리를 비난했지만, 헝가리는 모든 게 독일 탓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난민들이 부다페스트에서 열차에 올라타 다른 EU 회원국으로 떠나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면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헝가리에서 법과 규칙이 지켜지고, 통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졸탄 코바치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헝가리는 비자가 없는 비EU 주민을 다른 EU 국가로 들여보내지 않는다는 솅겐조약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시리아에서 온 난민을 다른 EU 국가로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밝힌 독일 정부가 법적 모호성과 논란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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