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레바논전은 '위기와 기회 사이'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입력 2015. 9. 1. 17:21 수정 2015. 9. 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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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31일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라오스 레바논전을 앞두고 화성종합경기타운에 소집돼 첫훈련을 하는 도중에 슈틸리케 감독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가 2018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을 앞두고 위기와 기회 사이에 서있다. 핵심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유럽파 선수들은 이적 문제로 출전이 어려워진 악재는 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잘 넘긴다면 대표팀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정면돌파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와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6월 첫 경기 미얀마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둬 예선 초반 분위기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7위의 라오스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54위)과 비교되지 않는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뛸 수 있는 라오스전은 홈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문제는 라오스전 이후 원정을 떠나 치르는 8일 레바논전이다. 전력상 한국이 우위에 있긴 하지만 레바논(130위)은 그동안 한국 축구를 괴롭혀온 만만찮은 복병이어서 조심스럽다. 한국은 원정에서 단 한번도 레바논을 이기지 못하고 2무1패를 기록중이다. 지난 2011년 11월에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레바논에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조광래 전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번 9월 A매치 2연전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때에도 까다로운 레바논을 겨냥해 유럽파를 대거 뽑았다. 여기에 아시안컵과 동아시안컵을 통해 검증된 K리그 선수들을 두루 발탁해 최상의 전력을 꾸렸다.

그러나 명단 발표 이후 공격수 이정협(상주)이 얼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손흥민·박주호(도르트문트)·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이적시장 막바지에 새로운 팀으로 옮기는 변수가 생겼다. 에이스 손흥민은 취업비자 발급 문제로 결국 레바논전에 불참하기로 했다. 박주호는 독일에서 이적 관련 문제를 마무리하느라 라오스전을 건너뛰고 레바논전에 합류하기로 했다. 구자철은 대표팀 합류를 위해 귀국했다가 갑자기 이적이 결정돼 다시 독일로 떠났다. 아직 레바논전 출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정협·손흥민 없이 레바논전을 치러야 하는 대표팀은 공격력 약화가 우려된다. 이번 대표팀 공격진을 책임진 황의조(성남FC), 석현준(비토리아)은 슈틸리케 감독이 처음 선발한 신예들이어서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미지수다. 그동안 골 결정력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슈틸리케호가 까다로운 레바논전에 최상의 공격진을 가동할 수 없게 된 점은 분명 위기다.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도 대표팀 합류 후 “라오스전보다 레바논전이 더 걱정된다”면서 “안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의 다른 유럽파와 슈틸리케의 신뢰를 받는 젊은 국내파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대표팀을 든든히 지켜온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중심을 잡고 동아시안컵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김승대(포항)·이재성(전북) 등 젊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제 역할을 해야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레바논전에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하는 악재가 생겼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 선수들을 믿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레바논전에서 ‘플랜B’로도 대표팀이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러시아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대표팀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슈틸리케호는 라오스전 대승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여세를 몰아 레바논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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