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위 '중신증권' 최대 위기.."따거들의 두 얼굴"

베이징 2015. 9. 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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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고위층 4명 내부자거래 혐의로 조사, 사실로 입증되면 고객 신뢰 '먹칠'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이사진 고위층 4명 내부자거래 혐의로 조사, 사실로 입증되면 고객 신뢰 '먹칠']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시가총액을 능가할 기대주로 꼽혔던 중국 1위 증권사인 국영 증권사 '중신증권'. 요즘 이 중신증권이 창사 이래 초유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중신증권의 전성기를 주도한 고위 관리자 4명 등 8명의 임직원이 '내부자 거래'로 공안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어서다. 이들은 중국 유력 경제매체인 '차이징' 왕샤오루 기자와 결탁해 허위 기사를 증시에 내보낸 뒤 공매도나 선물·옵션 같은 내부자 거래를 통해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 외에도 시장에 부정적인 허위 정보들을 수차례 흘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혐의를 받는 고위 관리자 쉬강 이사와 류웨이, 팡칭리, 천롱지에 등은 하나 같이 중국 증권업계의 '따거(큰형님)'으로 불리는 거물들이어서 파장은 더욱 크다. 만약 이들의 혐의가 입증돼 처벌을 받게 된다면, 중신증권 신뢰도가 급락하는 것은 물론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차원의 강도 높은 제재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들의 내부자 거래 혐의는 지난 7월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이징 기자인 왕샤오루는 "중국 증감위가 증시 안정자금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파장은 의외로 컸다. 증감위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증시는 또 다시 불안에 떨었다. 이전까지 한 달여간 계속됐던 증시 폭락을 간신히 막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국가대표'로 불렸던 증시 안정 대책이었고, 이 대책의 핵심이 증시 안정자금이었기 때문이다. 기사가 나간 뒤 일주일 후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례가 없는 8.48% 대폭락을 맞는다.

사실 중신증권은 회사 차원에서는 급락장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7월4일 중국 내 21개 증권사가 연합해 순자산의 15%를 출자해 1200억 위안을 공동출자한 뒤 이를 블루칩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업계 맏형인 중신증권이 앞 장 섰다.

중신증권은 이 자금의 집행기관인 중국증권금융공사의 위탁을 받아 수백차례로 나눠 1080억 위안(19조8900억원)을 투자 대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신증권은 타 증권사에 비해 투자 연구 기능이 뛰어나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는 등 증권업계의 실력자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이 같은 신뢰의 이면에는 고위 관리층의 내부자 거래라는 두 얼굴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중신증권 왕동밍 회장이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난국을 합심해서 헤쳐 나가자"고 독려했지만 고객들이 보내는 시선은 고울 리가 없다. 이런 여파 탓인지 중신증권 주가는 지난 7월 이후 최근까지 50% 가까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중신증권의 또 다른 고위층 조사나 회사 차원의 제재로 확대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신증권 왕동밍 회장의 동생이 바로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 매체인 차이징의 왕보밍 편집장으로 알려져 사안은 더 복잡해 보인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go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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