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美대사관 벽서 '미국에 죽음을' 낙서 지운 이란인들

입력 2015. 9. 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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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이란 이슬람 혁명 직후인 1979년 11월 이란 대학생들이 주테헤란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미국인 52명을 444일간 인질로 붙잡았다.

이 사건의 여파로 이듬해 4월 양국은 국교를 단절했고, 미국 외교관들이 철수한 대사관 건물은 미국 제국주의를 비난하는 대자보 등이 가득한 일종의 혁명 박물관이 됐다.

이란인들의 반미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이 대사관 건물에 최근 양국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작지만 상징적인 일이 발생했다.

며칠 전 이란인 서너 명이 찾아와 건물 벽에 적혀있던 '미국에게 죽음을 2015'(Death to America 2015)라는 낙서를 페인트로 지운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언론 예루살렘포스트의 표현을 빌려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장소에서 반미 구호가 사라진 것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7월 미국 등 서구 국가들과 이란과의 역사적인 핵협상이 타결된 이후 테헤란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대부분의 이란 사람들은 이번 핵합의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핵합의를 지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등 서구국가들의 경제 제재로 위축됐던 살림살이가 이를 계기로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실제로 핵합의 이후 이란과 다른 서구 국가들과의 관계가 빠르게 회복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이 이란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이란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2011년 11월 강경파 이란 대학생 시위대의 점거 이후 폐쇄됐던 주테헤란 영국대사관이 4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재개관한 영국 대사관 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이 걸려있는 벽에서도 '영국에 죽음을'이라는 페르시아어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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