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지금 행동 안 하면 아이들이 위험"..기후문제 올인(종합)
"기후변화 속도가 우리 대응보다 빨라…'파리회의'서 합의해야"
기후 문제에 미온적인 지도자들에게 이례적 일침
(앵커리지<미국 알래스카주>=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기후변화에 대해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의 어린이들이 회복 능력을 잃어버린 지구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알래스카 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북극 외교장관회의에서 "온난화는 더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현재 직면한 도전"이라며 '기후변화와의 전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후는 우리의 대처 노력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바꿔야만 한다"라며 "시급하고 점차 증대하는 기후변화의 위협과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충분히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 않다. 여기 참석한 어떤 나라도 그렇지 못하다"라며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환경 문제에 미온적인 국내외 지도층을 향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농담처럼 취급하는 어떤 리더들도, 미래를 갖고 도박을 하는 어떤 리더들도 지도자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며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인간의 활동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기후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규정한 뒤 '지구온난화는 인간 활동의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공화당을 겨냥해 "(책임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점차 외로워질 것이고 쪼그라들어가는 그들만의 섬에 갇힐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에 더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는 더 많은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 이재민, 분쟁 등의 심각한 문제에 시달릴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알래스카를 회의장으로 선택한 오바마 대통령은 북극 지역의 영구동토층과 빙하 등이 녹고 산불이 잦아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후변화가) 이미 알래스카 인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래스카는 기후변화의 최첨단에 있다. (기후변화가) 이미 알래스카 인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라며 "북극이 지구 전체의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모두의 삶이 바뀌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임기 마지막 과제로 내건 그는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1)와 관련해 "올해는 세계가 우리가 가진 하나뿐인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 해"라며 기후 세일즈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알래스카에 도착하자마자 토착 원주민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한 뒤 "그들은 내게 마을이 바다로 빠져들어가고 있다고 했다"며 "그들에게는 오늘 당장 시급한 문제이지만 우리가 돌보지 않으면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일 케나이 피오르 국립공원의 엑시트 빙하에서 하이킹을 하고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가 진행하는 NBC방송 리얼리티 쇼를 촬영하며, 다음날에는 어촌을 찾아가 어민들과 대화를 한 뒤 북극권에 있는 코체부 마을을 방문하는 등 사흘간의 알래스카 방문 내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알래스카 출발 직전 알래스카에 위치한 북미 최고봉 매킨리 산의 이름을 원주민들의 청원에 따라 '드날리'로 공식 변경한 오바마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찍은 드날리 산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다국적기업 로열더치셸의 북극해 시추를 허용한 것에 항의하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이날 회의장 밖에서 시위를 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환경 행보'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도 있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총회 직전인 오는 27일 오바마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40여개국 정상을 초청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열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합의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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