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석현준-이승우 '스승', 강경수 감독이 본 제자들

풋볼리스트 2015. 9. 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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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환 기자= 강경수(51) 대동초등학교 축구부 감독은 요즘 언론을 통해 나오는 옛 제자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TV에 자주 나온다는 건 성공했다는 뜻인데, 이와 동시에 생성되는 오해와 편견들을 보면 가끔 화가 나기도 한다.요즘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두 선수, 석현준(24, 비토리아)과 이승우(17, 바르셀로나B)는 모두 대동초 출신으로 강 감독이 발굴한 선수다. 각각 성인대표팀과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강 감독은 8월 31일 가진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끝에 대동초등학교까지 데려온 제자들이다. 최광원 수석코치와 함께 공을 들여 데려온 게 지금도 생각이 난다. 요즘에도 모두 연락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좋은 선수로 성장 중이라 기쁘다"고 했다.

'천재 아닌 노력하는' 선수 현준이

그리고선 이들이 대동초에서 축구를 시작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먼저 석현준은 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충주 교현초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충주 지역에서는 공을 잘차는 걸로 유명했다. 그런데 팀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강 감독과 최 수석코치가 곧바로 찾아갔다.하지만 당시 교현초 교장선생님은 석현준을 놓아주지 않았다. 팀 해체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강 감독을 비롯해 석현준의 가족은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수 차례 설득을 했다. 결국 4학년 말쯤 대동초의 선수가 됐다.강 감독은 "처음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봤다. 지금처럼 키가 크지 않아 잘 어울리는 자리였다. 슈팅과 드리블이 좋아 해당 학년에서는 좋은 선수로 분류됐다"고 했다.물론 처음부터 석현준이 국가대표급으로 분류된 건 아니다. 강 감독은 "(석)현준이는 초등학교 졸업 이후 키가 190cm까지 크면서 공격수까지 올라가 성공한 선수다. 어릴 때부터 천재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노력만으로 국가대표까지 올라간 제자다. 아약스 진출 이후 위기가 많았는데 정말 잘 참고 지금까지 와줬다"고 칭찬했다.이제는 스승과 제자보다는 편한 축구 선후배로 만난다. 강 감독은 "얼마 전에도 학교에 찾아왔더라. 이제는 축구 이야기 안 한다. 내가 해줄 말도 없다. 그냥 사는 이야기 하면서 즐겁게 대화 나누는 게 편한 사이다"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최고가 된 승우

이승우는 석현준을 발굴한지 7년 뒤에 대동초에 온 선수다. 이승우 역시도 소문을 듣고 스카우트를 시작했다. 이승우는 경기도의 한 축구센터에서 친형 이승준을 따라 축구를 배우고 있었다. 이승우 나이에 해당하는 그룹이 없어 3~4세 위의 형들과 공을 차는 상황이었다.처음에는 친형과 함께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이승우만 대동초로 데려오지 못했다. 이후 지역을 옮겨 축구를 배우던 이승우에게 또 다시 접촉해 이번에는 승낙을 받아냈다.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설득 끝에 대동초 선수가 된 셈이다.강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왔는데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때 왕중왕전에서 4~5명을 속도로만 제친 다음에 골을 넣더라. 그때부터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남아공에서 열린 다농컵에 참가해 득점왕에 올랐는데, 수백 명이 승우만 보려고 따라다녔다. 16강에서 탈락했는데도 득점왕에 올라 지네딘 지단으로부터 상을 받았다"고 했다.강 감독에 따르면 이승우는 광성중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해 지단을 또 만났다. 당시 지단은 두 번째 만난 이승우를 기억해 레알마드리드 유스에서 함께 하자며 제안을 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다농컵 때부터 승우는 유럽의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이승우는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표출하는 유형이다. 경기가 풀리지 않은 광고판을 차거나 소리를 지른다. 이런 모습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측도 일부 존재한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모습 때문에 밖에서도 좋지 않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오해도 종종 받는다.이에 강 감독은 "승우가 경기장 안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다. 스스로 푸는 것이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도 상대와 감정싸움을 하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 상대팀을 향해서는 매너가 좋은 편이었다"며 "승우뿐 아니라 현준이도 이런 저런 오해가 나올 때마다 어릴 때 스승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때로는 화도 나더라. 그 정도로 오해받을 만한 애들이 아닌데"라고 했다.강 감독은 1998년부터 최 수석코치와 함께 호흡을 맞춰오며 18년간 대동초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신영록, 임상협, 석현준, 김영욱, 백승호, 이승우 등을 배출하며 명문팀이 됐다. 태권도 하던 신영록, 문래동에서 운동을 잘하던 임상협을 축구부로 끌어들인 것도 강 감독과 최 수석코치의 작품이다.강 감독은 "제자들이 잘되는 거 하나만 보면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영록이가 처음 왔을 때는 11명 만드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테스트를 보면서까지 대동초에 오려고 한다. 제자들이 잘된 덕분이다"라며 웃었다.사진= 풋볼리스트 /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34세' 캐릭, "출전도 중요하지만 충전도 중요하다"[분데스 FOCUS] 구자철-아우크스, 서로를 원한 이유[이적시장 FOCUS] EPL엔 하루가 더 주어졌다… '폐장' 시간 정리[취재파일] 이적시장이 슈틸리케호에 미치는 영향[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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