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설비 비용 줄이려' 선박톤수까지 조작

2015. 9. 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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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경, 선주·설계사·선박검사원 등 공모 5명 검거
'선박안전 무시' 선박톤수 조작 (부산=연합뉴스) 부산해경 수사관이 안전설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고 선박톤수를 조작한 사건을 도표로 설명하고 있다. 2015.9.1 ljm703@yna.co.kr
'선박안전 무시' 톤수 조작 선박 (부산=연합뉴스) 안전설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고 선박톤수를 조작한 선박의 뒤쪽 모습.2015.9.1 <<부산해경 제공>> ljm703@yna.co.kr

부산해경, 선주·설계사·선박검사원 등 공모 5명 검거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선박 안전설비 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려고 선주가 선박설계사, 선박검사원을 매수해 선박톤수를 조직적으로 조작했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선박톤수 조작범죄에 선박설계사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청렴성을 유지해야하는 선박검사원까지 포함된 것은 매우 드문 경우로 국내 선박안전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심각함을 더해준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안전설비 설치비용을 줄이려고 중국에서 도입한 예인선의 톤수를 조작한 혐의(선박법 위반,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 등으로 김모(47)씨 공동 선주 2명, 브로커 유모(49), 선박도면설계사 김모(60), 선박검사원 정모(49)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선주 김씨 등은 2011년 11월 중국에서 577t 규모의 예인선을 도입하면서 500t이상 선박의 경우 안전설비 설치에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선박도면설계사 김씨에게 4천400여 만원을 주고 예인선의 톤수를 500t 이하로 줄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선주 2명은 또 이 예인선을 26억원4천만원에 구입하고서도 수입관세 신고 때는 19억5천만원으로 신고, 약 7억원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경은 이들은 선박톤수를 줄여 선박 방화설비, 구조보트 등 2억6천여 만원에 해당하는 안전설비를 구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도면설계사 김씨는 선주로부터 톤수조작 청탁을 받고 선박의 하부도면을 교묘히 조작, 577t의 선박을 88t 줄인 489t으로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도면설계사 김씨는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톤수검사 때 도면 조작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육상에서 수리 중이던 예인선을 해상에 띄운 뒤 멀쩡한 갑판을 뜯어내고 구멍을 뚫어 감톤(톤수를 줄이는 것)한 것처럼 위장했던 것으로 해경조사에서 드러났다.

선박검사원 정씨는 선박검사 때 조작한 선박톤수를 눈감아주고 통과시켜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해경은 정씨의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해경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선박안전설비 부정에 대한 기획수사에 나서 이번 사건을 적발했다.

해경은 이번 사건에서 해양수산부에서 하는 선박 톤수검사때 제출하는 도면과 한국선급(KR)이나 선박안전기술공단(KST)에 제출하는 도면이 달라도 이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양수산부에 두 기관에 제출하는 선박도면을 공유하거나 일원화하는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이현철 부산해경 형사팀장은 "이번 사건 외 중형급의 화물 선박을 중심으로 톤수조작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선박설계, 수리조선 등의 관련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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