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이 아이스크림은 녹지 않아요"

김우식 기자 입력 2015. 9. 1. 09:55 수정 2015. 9. 1. 10: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출처 ALAMY

올 여름 미국 TV에서 방송된 광고 가운데 이런 광고가 있습니다. 한 남성이 자동차를 몰고 곡선도로는 물론 절벽과 인접한 도로 등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내달립니다.

광고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 뭐가 이렇게 급해 빨리 달릴까하는 궁금증이 생길즈음 화면은 운전석 옆을 비칩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두 개의 콘 아이스크림이 놓여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누군가에게 가져다 주려고 과속질주를 한 것인데요, 이 남성의 이런 노력 덕분에 남성의 딸이 아이스크림을 받아든 뒤에야 아이스크림은 한 방울 녹아내립니다. 여름철을 맞아 자동차의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광고인데요

현실이라면 아이스크림을 전해주기 전에 사고가 났거나 과속단속에 걸렸을 법한 일이겠죠. 그런데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런 광고를 만들 수 없을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게 됐습니다. 스코틀랜드 과학자들이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엄밀히 말하면 녹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는 단백질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와 던디대 공동연구팀이 BslA(Bacterial Surface Layer A)라는 단백질을 개발했는데요, 이 단백질이 아이스크림의 녹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백질은 콩을 자연상태에서 발효시킬때 나타나는 박테리아, 예전 시골에서 많이 본 메주나 일본의 전통음식 낫토 등에서 볼 수 있는 천연 박테리아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백질을 아이스크림 안에 넣으면 공기와 아이스크림의 주재료인 지방과 물을 잘 결합하도록 해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아이스크림의 결정물질을 코팅해 녹는 시간을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또 아이스크림을 얼리는 과정에서 모래알처럼 입 안에서 씹히는 얼음 결정이 발생하는 것도 막아 아이스크림을 일정기간 부드러운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자연상태 음식에 있는 천연재료를 기반으로 한 단백질이기 때문에 유전자조작 식품과 달리 건강에도 좋다", "아이스크림의 지방비율은 줄여주면서 맛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인 아이스크림업계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은 물론 녹는 것을 막기위해 보관과 운반과정에 투입하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BslA를 변형하지 않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위해 추가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캐이트 맥피 에든버러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덜 녹는 아이스크림이 머지않아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는데요약 3~5년뒤면 이런 아이스크림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에 대해 소비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한데요, 일단 이런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아이스크림이 녹아 생기는 불편함이 사라져 환영한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지만 "아이스크림은 즉시 만들어 먹는게 맛있다", "녹기 시작할때 먹는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다"는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은데요 아무래도 제품이 나온 뒤 사 먹어봐야 좋은지 나쁜지 제대로 알 수 있겠죠     

김우식 기자kwsik@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