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대표팀 발탁'에서 더 큰 꿈을 그리는 김동준

안영준 2015. 9. 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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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누구에게나 국가대표팀은 '꿈의 무대'겠지만, 스물한 살 골키퍼 김동준에게는 더욱 그럴 터다. 김동준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해외파가 총동원된 이번 대표팀서 유일하게 학생(연세대) 신분이다. 그에게는 이번 소집이 그야말로 '꿈같은 꿈의 무대'다.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위한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이후 많은 이들의 관심이 골키퍼에 쏠렸다. 지난 8월 열린 동아시안컵 대회서 이범영(부산 아이파크)와 더불어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라는 새로운 인물을 깜짝 발탁했던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명단에는 김동준이라는 또 다른 뉴 페이스의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1994년 12월생인 어린 나이의 김동준은 아직 프로 무대를 밟기도 전에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먼저 받는 그야말로 '꿈같은'일이 벌어진 셈이다. 김동준은 첫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날 정도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떨리는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김동준은 이 꿈 속에서만 마냥 빠져있는 것이 아니었다. 의젓한 자세로 보다 큰 꿈을 그리고 있었다. 예컨대 "발탁 자체가 너무 기쁘다. 형들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겠다"라는 형식적 대답은 없었다.

그 대신 김동준은 "프로에 가기 전에 내가 가진 장점을 많은 이들에게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제대로 평가받겠다. 또 다른 도전이다. 발탁 자체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힘 주어 말했다. 권순태(전북 현대)·김승규(울산 현대)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훈련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함께 좋은 경험을 쌓겠다. 그러나 내가 내년에 프로로 가면 다 경쟁해야 할 라이벌들이다. 그 생각도 잊지 않고 있다. 나만의 장점을 더욱 살려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어린 나이지만 냉철하게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지난 해 1월 아시안컵에서 김승규·정성룡(수원 삼성) 대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기용하며 한국축구의 골키퍼 세대 교체 밑그림을 서서히 그리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이다. 감독의 이러한 의중을 잘 아는 듯 어린 김동준 역시 단순히 한 번 좋은 경험을 쌓는 것에 만족하고 싶지는 않은 듯하다. 김동준은 "물론 나는 세 번째 골키퍼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왔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감독님 눈에 더 띄게끔 나를 더 어필할 것이다"라며 적극적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 발탁은 처음이지만, 김동준은 지난 6월 열린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서 은메달을 따고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는 등 연령별 대표팀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런 김동준이 A대표팀 발탁이라는 꿈의 기회를 잡았고, 그 기회를 바탕으로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많은 취재진의 인터뷰 앞에서 "이게 다 TV에서 보던 장면들 같다"라고 수줍게 웃는 모습에선 영락없는 21세 청년이었지만, 꿈을 향해 다부진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선 다른 누구보다도 강한 승부욕과 의지가 느껴졌다. 김동준에게 이번 대표팀 발탁은 '꿈같은 꿈의 무대'가 아닌, '꿈을 위한 꿈의 무대'인 셈이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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