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컵] '대표팀 체질' 김선형 "죽기 살기로"

최창환 2015. 9. 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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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농구계 상황이 안 좋아서 어느 때보다도 죽기 살기로 임할 것이다. 그게 팬들이 원하는 농구 아닐까."

김선형(27, 187cm)은 프로 데뷔 후 소속팀 서울 SK와 국가대표팀을 넘나들며 '농구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가드다. SK에서 남다른 속공마무리능력과 쇼맨십을 보여주며 단숨에 스타로 자리매김했고, 그의 기동력은 대표팀에서도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상범, 유재학 등 대표팀에서 김선형을 선발했던 감독들은 그의 기동력을 활용, 상대가 수비 진영을 갖추기 전에 공격을 마무리하는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김선형은 특히 지난 2013년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 이젠롄의 블록을 피해 덩크슛을 성공,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선형은 현재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윌리엄 존스컵에서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지난달 30일 러시아전에서는 자유자재로 속공을 구사,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경기종료 10초전에는 돌파에 이은 '서커스샷'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기도 했다. 비록 대한민국은 뒷심 부족으로 패했지만, 김선형의 진가만큼은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속공 2개를 성공시키면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라고 운을 뗀 김선형은 이어 '서커스샷'이 나왔던 장면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사실 그 공격에서는 3점슛 기회를 살피는 것이었는데, 수비가 다들 붙어있어서 2점슛으로 해결했다." 김선형의 말이다.

이날 경기로 또 다시 화제를 모았지만, 김선형은 러시아전에 대해 "의미 없는 경기"라고 잘라 말했다. "내가 잘했던, 못했던 결국은 우리 팀이 진 경기"라는 게 그 이유였다.

러시아에 지며 2연패를 당했던 대한민국은 지난달 31일 비로소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승현과 문태영이 36득점을 합작, 필리핀에 82-70으로 승리한 것. 김선형은 필리핀전에서 16분 45초 동안 5득점에 그쳤지만, "필리핀전처럼 내 득점이 적더라도 팀이 이기는 게 정말 의미 있는 경기"라며 웃었다.

호성적까지 거둔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대한민국에게 존스컵은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준비하는 단계일 뿐이다. 성적보다 중요한 건 조직력, 전술 강화라는 의미다.

김선형은 "첫 경기할 때는 감이 떨어지는데다 서로 호흡이 안 맞았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비가 맞춰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동광 감독님은 자유투, 박스아웃, 아웃넘버 상황에서의 공격 마무리 등 기본적인 부분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시는 감독님"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2년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20년만의 올림픽 출전이 현재 대표팀의 목표. 그러기 위해선 오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중국 후난성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2~3위에게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예선 기회가 주어지지만, 이를 거쳐 올림픽에 진출하는 건 더더욱 쉽지 않은 과제다.

김선형은 "귀화열풍이 불고 있는데다 환경까지 열악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농구계 상황이 안 좋아서 어느 때보다도 죽기 살기로 대회에 임할 것이다. 그게 팬들이 원하는 농구 아닐까. 어떻게든 지난해 땄던 금메달의 영광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내가 가진 기동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라며 존스컵을 치르고 있는 김선형. 그의 빠른 발과 승부처에 발휘되는 '강심장'이 대한민국에겐 20년만의 올림픽 출전이라는 결실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 사진 유용우 기자

2015-09-01 최창환( doublec@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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