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가라 5강' 싸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장강훈 2015. 9. 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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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도훈기자]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3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5로 패한 뒤 씁쓸한 얼굴로 원정팬에 인사하며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말그대로 ‘니(네)가 가라 5강’이다. 3경기 차이로 나란히 붙어있는 5위 한화부터 8위 롯데까지 네 팀이 졸전을 거듭하며 제자리 행보다. 특히 승차없이 승률싸움 중인 5위 한화와 6위 KIA는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잇따라 놓치며 5강 싸움을 더욱 혼전양상으로 끌고 갔다. 5위 싸움이 갑자기 소강상태로 접어든 배경은 무엇일까.

◇하루살이 한화 KIA, 결국은 방전
한화는 지난달 29, 30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2015 KBO리그 두산과 원정경기를 모두 패했다. 30일은 4-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접전 끝에 끝내기 폭투로 맥없이 돌아섰다. 한화가 2연패에 빠진 사이 KIA는 5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달 26일 문학 SK전에서 마무리 윤석민이 정상호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이후 활력을 잃었다. ‘막내’ kt에 이틀 연속 덜미를 잡히더니, ‘천적’ 넥센에게 12승째를 헌납하며 무너졌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힘을 잃은 두 팀의 행보는 ‘올 것이 왔다’는 말로 해석된다.
[광주=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30일 광주구장에서 2015 KBO 리그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수들이 경기 후 관중들에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까지 8, 9위를 다투던 팀들이 올해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며 110경기 이상 치러냈다. 체력은 이전에 떨어졌는데, 이기면서 그냥 지나간 게 아닌가 싶다. 끝내기 패배 같은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 선수단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이럴 때 떨어진 체력이 갑자기 표시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KIA 김기태 감독의 진단도 비슷하다. 김 감독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선수들 모두 죽기 살기로 하고 있다. 경기 중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도 있지만, 이 전에 이들이 공수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5위 싸움을 할 수 있었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라, 심신이 다 피로할 것이다.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대높던 SK 롯데, 전략의 실패
통합 5연패(정규시즌,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에 도전 중인 삼성을 경계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꼽혔던 SK와, 5위 싸움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던 롯데는 예상 외의 몰락이다. 두 팀 모두 사령탑이 바뀐 첫 해라고는 하지만, 이는 한화나 KIA, 4강 경쟁 중인 두산도 마찬가지다. NC 김경문 감독은 “장기레이스는 결국 선수 구성이 어떻게 짜여져 있느냐의 싸움이다. 긴 시즌을 끌어갈 수 있는, 주축들이 지쳤을 때 보조할 수 있는 백업층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선발 라인업에는 기동력과 클러치,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고루 포진돼 있어야 한다. 마운드 역시 강력한 마무리를 중심으로 필승조와 추격조가 적절히 분배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원=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SK 김용희 감독이 3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t와 SK의 경기에서 kt에 패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SK는 kt에게 주말 2연전을 다 내주며 2연패에 빠졌다. upandup@sportsseoul.com
이런 기준으로 보면, SK와 롯데 모두 나쁘지 않은 선수 구성을 갖고 있다. 모 코치는 “롯데나 SK 같은 멤버를 갖고 왜 선두권 싸움을 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SK 마운드나 롯데 화력은 밖에서 보기에 상당히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양팀은 시즌 도중 선수 구성에 변화를 많이 줬다. 특히 마무리나 필승조가 흔들리면서 안정을 찾지 못했다. 안정감에서 점수를 많이 잃었다는 의미다. 때문에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냉정하게 설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양팀을 깊게 들여다 본 관계자들은 “선수단에 리더가 없다. 축이 돼서 이끌어 갈 수 있는 베테랑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중심이 잡혀있지 않은 듯하다. 장기레이스는 기복이 있기 마련인데, 슬럼프일 때 선수들이나 코치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팀의 전력을 가늠할 수 있다. 선수들 중에 분위기를 끌고 갈 선수가 없으면, 코치들 중에 한 명이 악역을 맡야아 한다. 두 팀 다 이 부분에 대한 전략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유있는 ‘니가 가라 5강’ 싸움은 9월에도 계속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kt 조범현 감독은 “팀 분위기에서 앞서는 팀이 가을잔치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쥘 것”이라고 내다봤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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