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레드망고'는 어디갔나..살벌한 아이스크림 체인전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입력 2015. 9. 1. 06:04 수정 2015. 9. 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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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배스킨라빈스가 업계 90% 차지
(사진=레드망고 홈페이지 캡처)
2000년대 초반,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레드망고'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3년 이대점을 시작으로, 불과 2년 만에 160개 점포를 열며 '요거트맛'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약 10년이 지난 지금, 레드망고는 국내에서 10개 미만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레드망고와 함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성시대'를 열었던 체인점들도 그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자연산 아이스크림으로 알려진 '나뚜루'와 아이스크림을 입맛대로 섞어 먹는 '콜드스톤' 등은 어디로 간 걸까?

현재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다. 배스킨라빈스는 전국 1100여개 매장을 거느리며 업계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리아의 나뚜루팝과 해태제과의 빨라조, 소프트리, 하겐다즈, 콜드스톤 등 나머지 업체들이 남은 10% 시장 안에 몰려 있다.

아이스크림 업계에서 1위의 독주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선점 효과' 때문이다. 디저트를 먹기 위해 가깝고 편리한 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이미 주요 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에 가장 빈번하게 들린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트렌드를 잡아 낸 업체는 2급 상권이나 2,3층이라는 매장의 위치를 극복하고 선전하기도 한다. 레드망고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마저도 요거트맛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그릇 모양까지 따라한 '미투 브랜드'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이 떨어져 나갔다.

레드망고 관계자는 "디저트 업계 트랜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는데다 경쟁 업체들이 그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모방을 하는 것이 관례처럼 됐다"면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판로를 개척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레드망고와 같은 사례는 디저트 업계에서 비일비재 할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다. 벌꿀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소프트리의 경우, 불과 8개월 뒤 밀크카우 등에서 유사한 형태의 아이스크림 판매를 시작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고 있는 콜드스톤은 미국 콜드스톤 본사와 재계약 협상을 벌이면서 '철수설(說)'이 나돌고 있다. 2006년 1호점 이후 2010년 66개 매장까지 늘렸던 콜드스톤은 지난해 11개였던 가맹점이 올해 6곳이나 줄어 5곳이 됐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올해 말쯤 콜드스톤 본사와 계약이 종료돼 현재 재계약 논의 중이라고 했다"면서 "결정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문을 닫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뚜루의 경우 롯데제과가 맡았던 사업을 2012년 롯데리아가 다시 가져가면서 사업에 다시 탄력을 받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한 때는 베스킨라빈스를 위협할 정도로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렸지만 지금은 베스킨라빈스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디저트 업계의 급격한 트렌드 변화, 1위 업체의 선점 효과, 미투 브랜드의 난립으로 인한 경쟁 과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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