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삼성, 코트 반란 태풍의 눈 급부상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2015. 9.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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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희정이 30일 중국 광둥 타이거스와의 삼성 갤럭시배 한중 대항전 결승에서 승리를 거두고 우승한 뒤 우승컵을 받고 있다. 사진 | 삼성 제공
삼성 임동섭이 30일 중국 광둥 타이거스와의 삼성 갤럭시배 한중 대항 결승전에서 상대 수비진을 뚫고 돌파하고 있다. 사진 | 삼성 제공

프로농구판에 심상치 않은 꼴찌의 바람이 불 조짐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 서울 삼성이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새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새로 이적해온 즉시 전력감의 선수와 기존의 젊은 선수들이 어우러져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

삼성은 30일 끝난 국제친선대회에서 의미있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중국 광둥성 둥관에서 진행된 2015 삼성 갤럭시배 한중 농구 교류전에서 힘과 높이가 좋은 중국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과 부산 KT, 중국 프로농구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광둥, 10위 불산 등 4팀이 벌인 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삼성은 올 시즌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 주희정 등 알짜 선수들의 영입으로 전력이 한층 탄탄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손발을 맞춘 기간이 짧고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 등으로 실제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는 의문부호가 찍혔다. 더욱이 이번 대회에서는 주득점원인 문태영이 국가대표 차출로 빠져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

그러나 삼성은 대회에 출전한 세 팀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예선에서 아쉽게 연장 접전 끝에 패했던 광둥을 상대로 결승전에서 76-72로 승리하며 해피엔딩을 맺었다. 광둥은 중국 국가대표 출신 주팡위를 비롯 2m대 장신이 즐비한 강팀이다.

우선 두 이적생이 기대대로 이번 대회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 외국인선수 라틀리프는 중국의 장신 숲에서도 골밑을 지배하며 경쟁력을 뽐냈다. 기존 삼성 선수들과도 많이 소통하면서 빨리 동료들과 하나가 돼 가는 모습을 보였다. 주희정의 노련함도 빛났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코트에 나서서 노련하고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흐름을 바꿨다. 2년차 가드 이호현에게는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팀원들을 하나로 묶으며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팀을 잡아주는 가운데 젊은 유망주들도 잠재력을 뽐냈다. 지난 시즌 맹활약하며 신인왕 경쟁을 펼친 센터 김준일은 무릎 부상의 여파 속에서도 변함없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제 몫을 했다. 리바운드와 골밑에서의 몸싸움도 한층 적극적으로 펼치며 수비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호현도 안정감을 찾아가며 번뜩이는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이는 등 재능을 서서히 드러냈다.

가장 큰 수확은 잊혀진 장신 슈터 임동섭(1m98)의 부활이다. 지난 2012년 1라운드 신인으로 삼성에 입단했던 그는 발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오랜 재활 끝에 18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한 임동섭은 건강한 몸으로 펄펄 날았다. 광둥과의 결승에서 3점슛 5개를 비롯 팀내 최다인 22점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장신 슈터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했다. 실전 감각의 우려를 날리며 부활의 조짐을 알린 임동섭의 복귀는 올 시즌 삼성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에이스 문태영이 가세한다면 삼성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시즌 직전 열린 국제대회를 통해 장신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우승으로 자신감을 크게 끌어올렸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상대와 몸싸움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자꾸 이기는 경기를 해야 자신감이 넘칠 수 있다”며 이번 대회 성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최악의 수렁에 빠졌던 삼성이 올 시즌 부활의 서막을 열고 돌풍을 예고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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