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이 '항일' 둔갑..'엉터리' 민족문화사전

심진용·박홍두 기자 2015. 9. 1. 0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실' 제작

국가 예산 220억원을 들여 만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민족문화사전)에 기술된 친일부역자 정보가 왜곡되거나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친일부역자들의 친일 기록이 아예 없거나, 독립운동가로 둔갑되는 등 상당수가 부적절하게 기술됐음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한민족의 모든 문화유산을 집대성한다는 취지로 제작된 민족문화사전에 이름과 정보 등이 실린 친일부역자는 모두 366명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의 친일부역자 4389명의 10%도 되지 않는 것이다.

친일부역자들의 정보 내용도 부실하다. 일본군 대좌 출신인 이응준의 경우 친일부역 내용이 없이 오히려 ‘국군 창설의 원로’로 정의하고 ‘민족운동가들과 협력하기도 하였다’는 등 미화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기관지로 ‘내선일체’를 사시로 한 ‘매일신보’ 주필 출신의 서춘은 인물 성격을 ‘독립운동가’로 분류했다. 이완용과 함께 을사오적의 한 명인 이근택은 인물 성격을 ‘관료/행정관료’로 규정하고 있다.

배재정 의원은 “친일부역자만큼은 한 치 오차도, 양보도 없이 기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전은 1980년 편찬 작업을 시작해 1991년 27권으로 발간된 이후 2차 개정 증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심진용·박홍두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