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 라오스전 밀집수비 타파 특명받았다

김용일 입력 2015. 9. 1.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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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중인 석현준(비토리아 세투발)이 31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오는 9월 3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차전 라오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가해 김승규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화성=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석)현준아, 여긴 한국이야.”

훈련 중 족구 심판으로 나선 신태용 축구대표팀 코치는 석현준(24·비토리아)이 머리로 공격에 성공했으나 반칙을 선언했다. 석현준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자 이같이 말했다. 포르투갈에선 족구 중 신체 부위가 살짝 닿아도 봐줄지 모르겠으나 한국에선 가차 없다는 듯 단호한 표정이다. 석현준은 물론 주변 태극전사도 웃었다. 간절하고 그리웠던 태극마크를 5년 만에 되찾은 석현준이 서서히 대표팀에 녹아들고 있다.

그는 3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진행된 ‘슈틸리케호’ 소집 첫 훈련에서 긴장한 듯 표정이 굳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종종 웃었다. 지난 2010년 9월 7일 만 20세의 나이에 이란과 홈 평가전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만 해도 겁 없는 유망주였다. 이후 슬럼프를 겪고 유럽에서 산전수전을 겪다가 최근 포르투갈에서 도약의 디딤돌을 놓은 터라 감회가 새로울 법했다. 그는 훈련에 들어가기 전 “떨리기도 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오랜만에 팀 동료와 한국어로 대화해서 좋더라. 5년 전 처음 (대표팀에)오긴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시 정말 부족했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팀에 헌신하고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색한 마음의 석현준을 다독인 건 김진수(호펜하임)다. 신갈고 1년 후배인 김진수는 석현준이 대표팀에 복귀한 것을 축하했다. 이날 역시 가장 많이 말을 걸면서 선배의 팀 적응을 도왔다. 족구를 할 때도 한 팀에서 짝을 이뤄 공격을 맡기도 했다. 석현준은 “그래도 고등학교 후배인 (김)진수가 가장 반겨주더라”며 고마워했다. 5년 전 이란전에 함께 참여한 ‘맏형’ 곽태휘(알 힐랄)도 석현준이 바짝 얼어있을 때마다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도 했다.
석현준이 3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진행한 슈틸리케호 소집 훈련에서 족구 경기 중 공격 파트너인 김진수와 얘기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장시간 비행을 한 손흥민(토트넘)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등 유럽파 주력 공격수에겐 회복에 중점을 두게 했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수석코치가 붙어 가벼운 패스 훈련으로 몸을 풀게 했다. 그러나 최근 포르투갈에서 3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린 석현준은 정상 훈련 대열에 포함했다. 훈련 직전 라오스의 경기 영상을 본 슈틸리케 감독은 피곤할 법한 석현준을 첫날부터 눈여겨본 것이다. 사실상 밀집수비로 나설 게 뻔한 라오스전 필승 해법은 ‘세트피스’다. 슈틸리케 감독은 곽태휘 홍정호 임창우 김진수 등 수비 요원을 앞에 두고, 석현준이 박건하 코치가 측면에서 차올린 공을 머리로 연결하는 동작을 바라봤다. 또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고 가정한 채 석현준이 상대 수비벽 라인에 같이 서서 시야를 교란하는 연습도 병행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왜 석현준을 불러들였는지 알게 했다.

가뜩이나 원톱 경쟁자인 이정협(상무)이 부상으로 빠져 책임감이 막중하다. 그는 “공격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수비에서도 동료의 위치를 메워주는 구실을 하고 싶다”며 “머뭇거리지 않고 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보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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