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대 스마트폰 들고온 '삼보의 후예'

성호철 기자 2015. 9. 1. 03: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G앤컴퍼니 '루나' 출시] 국내 첫 개인용 PC 내놨던 삼보컴퓨터의 관계사 아이폰 생산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과 손잡고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
이홍선 대표
SK텔레콤이 31일 서울 을지로점에서 TG앤컴퍼니의 스마트폰 ‘루나(LUNA)’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삼보컴퓨터는 1981년 국내 최초로 개인용컴퓨터(PC)를 출시한 기업이다. 그러나 PC산업 침체와 중국과 대만의 저가 PC가 범람하면서 경영난을 겪다가 2005년 법정관리로 들어가면서 대중에게 잊혔다. 삼보컴퓨터의 관계사인 TG앤컴퍼니가 삼보의 옛 명성 재건에 나섰다. 새로 뛰어든 분야는 삼성전자·LG전자조차 애플·중국업체 등과 힘겹게 경쟁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TG앤컴퍼니는 9월 4일 SK텔레콤을 통해 5.5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루나(LUNA)'를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제품은 40만원대 가격이지만 응용프로세서(AP) 속도, 내장 메모리 용량, 카메라 화소수 등 주요 제원은 70만~80만원대의 고가 제품과 비슷하다.

TG앤컴퍼니의 이홍선(54) 대표는 삼보컴퓨터를 창업한 이용태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삼성·LG와 함께 PC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삼보컴퓨터는 PC 시장 축소와 함께 추락했고 회사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이 대표는 2011년 TG앤컴퍼니를 설립한 데 이어, 2012년 삼보컴퓨터를 재인수해 현재 양사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연매출 63억원에 불과한 TG앤컴퍼니가 스마트폰 사업에 도전하는 배경엔 이홍선 대표와 대만 폭스콘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의 깊은 친분이 있다.

신제품 루나는 TG앤컴퍼니가 설계하고 폭스콘이 생산한다.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의 외주생산 업체로 유명한 회사이며 궈 회장은 대만 최고 부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는 궈타이밍 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왔다"며 "궈 회장이 TG앤컴퍼니에 투자해 일부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양사의 합작품인 스마트폰 '루나'는 폭스콘이 스마트폰 사업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궈타이밍 회장은 애플 하도급 업체를 넘어 폭스콘 브랜드로 직접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TG앤컴퍼니의 루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약 가입한 소비자에겐 보조 배터리를 공짜로 주고, TG앤컴퍼니와 협력해 전국에 108개의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SK텔레콤으로선 예전의 팬택처럼 자신들에게만 전용 모델을 만들어 공급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도와줄 제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TG앤컴퍼니의 지승현 팀장은 "폭스콘과 SK텔레콤이라는 최고의 협력사를 둔 것이 우리 회사의 최대 강점"이라며 "고객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대만·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이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