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프로기사들 "골프로 한판 붙자"
한·일 두 나라 인기 프로 기사들이 바둑판 아닌 그린에서 한판 붙는다. 9월 18일(단체전)과 19일(개인전)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서 열릴 한·일 프로 기사 골프 대회가 그 무대. 이에 앞서 17일엔 골프와 바둑 프로암 대회가 먼저 치러진다.
친선이 목적이라지만 한국으로선 질 수 없는 행사다. 바둑과 정반대로 프로 기사 골프 대결에선 지금까지 한국이 일본을 한 번도 못 이겨봤기 때문. 양국은 2000년 제주 핀크스클럽에서 처음 대결한 이후 2006년 지산CC 대회까지 6번을 겨뤄 일본이 전승했다(2005년은 열리지 않음).
9년 만에 이뤄진 이번 대결을 위해 양국 모두 최고 멤버로 진용을 짰다. 한국의 양 날개는 조훈현(62)·서봉수(62) 등 두 간판스타. 50대 초반 시절 아내의 '인도'로 발을 들여놓은 조훈현의 핸디캡은 12~14 수준이다. 어드레스와 동시에 곧바로 샷을 날리는 '번개 타법'이 속기(速棋)에 능한 기풍을 빼닮았다.
조훈현보다 3년쯤 먼저 입문한 서봉수는 한때 '골프에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을 만큼 몰입했던 마니아. 현재 실력은 88타(핸디캡 16) 정도다. 2003년 대회 때는 한국의 몰패 분위기 속에서 당시 28년 구력(球歷)을 자랑하던 고(故) 가토(加藤正夫) 九단을 여유 있게 꺾었던 신화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한국 팀의 진짜 에이스는 주장을 맡은 권갑용(58) 八단이다. 20년을 바라보는 구력과 호쾌한 장타, 핸디캡 7의 실력으로 필드에선 자타 공인 국수(國手)다. 여기에 양재호 유창혁 김영환 김승준 김영삼 김효정 등이 가세할 예정. 소장파 최철한(30)은 지난 6월 입은 다리 부상 여파로 출전 대신 '응원단장'을 맡기로 했다.
일본 팀은 팔방미인 다케미야(武宮正樹·64)가 이번에도 주장을 맡는다. 핸디캡 7의 준프로급인 그는 체구는 작지만 폭발적인 스윙을 구사, '우주류' 기풍과 딱 어울린다는 평을 듣는다. 반면 골프광으로 소문난 조치훈(59)이 최근 갑작스러운 아내 상(喪)으로 못 오게 된 것은 큰 아쉬움. 조치훈은 서봉수와 특히 '골프장 우정'이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양국을 통틀어 최고 장타자로는 재일 한국 기사 류시훈(44)이 꼽힌다. 300야드가 넘는 선수급 장타력을 보유한 그는 파4 코스를 원 온(그린으로 한 번에 올리는 것)시키는 괴력으로 소문났다. 이 밖에 한국계 조선진과 하네(羽根直樹), 이마무라(今村俊也), 고마쓰(小松英樹) 등 실력파가 내한한다.
단체전은 포볼(2명씩 팀을 이뤄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한 후, 둘 중 더 좋은 점수를 그 홀의 자기 팀 기록으로 계산) 방식으로 진행된다. 승리 2점, 무승부 1점, 패배 0점으로 합산해 우승국을 가린다. 골프 치는 기사가 거의 없는 중국에선 우한(武漢) 지역 기업인 아마추어들이 프로암 대회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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