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핵잠수함 기지 대대적 정비 계획 발표
핵잠수함 기지 있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오만한 결정" 반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정부가 핵잠수함 기지로 활용되는 해군 기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핵잠수함 현대화 사업을 거부해온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이 계획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비 사업이 실제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2017년부터 10년에 걸쳐 총 5억파운드(약 9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스코틀랜드에 있는 파스레인 기지를 정비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선박거중기, 부교, 방조제 등을 비롯한 주요 시설들을 짓는 계획들을 담고 있다.
오스본 장관은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 투자로 "현지에 있는 6천500개의 일자리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추가로 1천500개가 늘어날 것"이라며 "스코틀랜드 경제와 영국 방위를 위한 거대한 증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영국 정부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최소 2%를 국방비로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한 이후 나온 것이다.
파스레인 기지는 포츠머스와 데본포트와 더불어 영국 해군의 주요 거점이다.
특히 영국 해군이 보유한 뱅가드급 전략핵잠수함 4척의 모항이기도 하다. 이 잠수함은 16기의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장착해 트라이던트 잠수함으로 불린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노후화로 2028년께 퇴역이 예상되는 트라이던트 잠수함을 대체해 신형 잠수함 4척을 건조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끄는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은 트라이던트 잠수함 현대화 사업을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니콜라 스터전 SNP 당수는 이날 "트라이던트 현대화 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영국 의회의 결정에 앞서 선수를 치려는 오스본 장관의 오만한 결정"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투자할 5억 파운드가 있다면 건강, 교육, 젊은이들에게 투자하라는 조언을 받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핵군축을 주창해온 스터전 당수는 트라이던트 잠수함 현대화 사업에 반대하고 파스레인 기지를 스코틀랜드에 있는 모든 군시설을 포괄하는 기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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