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 자살 명소 오명 벗을까?..생명의 다리 3년만에 철거

천금주 기자 2015. 9. 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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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방지를 위해 설치된 ‘생명의 다리’가 3년 만에 철거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씁쓸해 하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자살 예방 문구보다 살고 싶은 욕구를 되살리는 사회적 구조와 정책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운영해 온 서울 마포대교의 ‘생명의 다리’가 역효관 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이달 중으로 철거된다. 대신 시민의 아이디어를 공모해 연말까지 새로운 투신방지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생명의 다리는 서울시와 삼성생명의 협력사업으로 2012년 8월 설치됐다. 자살대교라는 오명이 붙은 마포대교에는 투신자수를 줄이기 위해 1.9㎞ 양 구간 난간에 “많이 힘들구나” “말 안 해도 알아” 등의 위로 문구와 동작 인식 센서를 장착, 사람이 다가오면 문구에 불이 들어오게 한 생명의 다리가 설치·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다리가 유명세를 얻으면서 자살 시도자 수가 오히려 증가해 역효과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새정치연합 박남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2011년 한해 11명에서 지난해 184명으로 생명의 다리 설치 전에 비해 16배가 급증했다. 2011년 이후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모두 367명으로 한강대교(97명)나 서강대교(44명), 원효대교(49명) 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로 인해 생명의 다리가 되레 ‘자살 명소’라는 오명을 얻은 계기가 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스를 통해 철거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그동안 생명의 다리에 설치된 문구가 자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되레 장난스럽거나 가볍게 느껴졌다는 비판 의견이 잇따랐다. “다소 비아냥대는 느낌도 받았다” “위로 문구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아울러 위로 문구와 같은 구조물이나 이벤트 보다 사회 구조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위로 문구가 수 천 만원의 빛을 없애주거나 아픈 몸을 낫게 해주지 않는다”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 환경을 벗어나게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자살을 무조건 충동이라 생각한 서울시와 삼성생명의 전시행정이자 감성팔이 결과”라며 “위로 문구를 보면 멀쩡한 사람도 우울해 진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난간에 일정한 무게가 감지되면 전기 충격이 발생하는 장치를 설치해 자살기도자들을 기절시켜 예방해라” “오글거리는 문구 대신 전화기 한통을 설치하는 게 더 효과적일 듯” 등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댓글로 이어간 네티즌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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