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이라도 쓰고 지우고 또 써라

2015. 8. 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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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승후 교사의 진로·진학 마중물

2016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9일부터 시작된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은 방학 동안 써놓은 자기소개서를 계속 교정해야 한다. 우선 담임교사가 교정해줄 때는 해당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를 2부 출력하여 공동체 의식,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 학업역량, 지적탐구역량, 성실성 항목 등을 학생부에서 추출하는 작업을 학생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학생부에서 추출된 항목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면 된다.

자기소개서 1번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을 1000자 이내로 작성하는 문항이다. 지원자가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업역량을 발전시킨 사례를 묻는 문항이다. 4번 문항과 더불어 지원자의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항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이 내신 성적을 어떻게 얼마나 올렸는지를 기재하는 오류를 범한다. 내신 성적 향상도는 학교생활기록부에 다 나와 있다. 따라서 내신 성적을 올린 과정과 학습법에서 그치기보다는 희망 학과와의 연계성을 밝히면 좋다. 학업역량을 드러낼 때는 자신만의 노력과 준비 그리고 차별성, 심화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동기와 활동을 장황하게 쓰기보다는 의미, 결과, 변화 내용을 강조해야 한다. 하나의 활동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계성이 있는 두 개의 활동을 두 개의 단락으로 쓰는 것도 무난하다.

자기소개서 2번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는 내용을 1500자 이내로 작성하는 문항이다. 2번 문항은 동아리활동, 리더십, 연구논문, 과제연구, 탐구대회, 독서활동, 진로탐색활동 등에 대한 자기주도성,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등을 묻는 문항이다. 물론 1번 문항의 학업역량과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풀어주는 것도 좋다. 2번 문항 역시 학생들이 동기와 활동을 장황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 활동의 단순 나열이 아닌 활동을 통해 배운 점, 느낀 점, 바뀐 점을 중심으로 기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3개의 활동을 쓰지만 중요한 활동이 있다면 2개의 활동도 무난하다. 동아리활동은 동아리 안에서의 자기주도성과 역할이 중요하다. 활동은 시간순의 단순 나열이 아닌 강점이 있는 활동 순으로 나열하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3번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을 1000자 이내로 작성하는 문항이다. 3번은 지원자의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본인이 고교 생활 중 공동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나눔, 배려, 협력, 성실성, 리더십 등을 어떻게 발휘했는지 보여주는 항목이다. 4가지 영역을 나열해도 상관없고 가장 돋보이는 것 1~2가지만 써도 된다. 나눔과 배려, 협력과 갈등관리를 묶어서 작성하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1개의 활동을 쓰지만 중요한 활동이 있다면 2개의 활동도 무난하다. 요즘 학교에서 많이 하고 있는 멘토-멘티 활동, 재능기부 활동 등이 이 항목에 포함된다. 봉사활동은 진정성과 지속성이 중요한 만큼 일회성 봉사활동은 안 쓰는 것이 좋다. 봉사활동은 도움을 준 사례보다는 도움을 준 과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변화와 성장 내용은 활동 이후의 연계·추후활동으로 서술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인근 초등학교에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했다면 그 후로도 봉사활동을 계속했고, 교내에 관련 동아리를 만들어 재능기부활동을 더욱 확장하는 식이다. 또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싶다면 리더 경험을 쓰기보다는 리더십의 진정한 의미와 리더의 역량을 기술해야 한다. 갈등관리를 쓸 경우 자기만 선한 해결사이고 친구들은 모두 나쁘다고 쓰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본인 때문에 갈등관리에 실패하고 그 실패에서 갈등관리를 배웠다고 솔직하게 쓰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 자기소개서다.

공통문항은 모두 소제목을 붙이고 단락을 나누는 것이 좋다. 단문과 두괄식 글쓰기도 명심하자. 좋은 자기소개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가 뽑혀야 하는 솔직한 이유가 들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전공적합성과 학업역량이 드러나면 금상첨화다. 그리고 고통스럽지만 백번이라도 쓰고 지우고 또 써보자.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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