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것은 피해여성 책임" 美가수 크리시 하인드, 비난받아

최희정 입력 2015. 8. 31. 19:23 수정 2015. 8. 3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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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미국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해온 여가수 크리시 하인드가 "성폭행은 피해 여성 책임"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록그룹 '프리텐더스'의 보컬 하인드는 선데이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강간범을 유혹하지 않으려면 하이힐 구두를 신지 마라. 하이힐을 신으면 도망갈 수도 없다"고 밝혔다.

하인드는 21살에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성폭행당한 경험을 떠올리며 "(그 사건은)전적으로 내 책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속옷을 입고 술에 취한 채 길거리를 걷고 있다가 성폭행당했다면, 누구한테 잘못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녀는 최근 자서전에서 오하이오주의 폭주족이 자신을 태우고 빈집으로 들어가서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하인드는 또 "만일 옷을 단정하게 입고 조신하게 걸어갔는데, 성폭행당했다면 그것은 상대방 잘못이다"며 "그러나 도발적인 옷을 입고 마구 놀았다면 이미 흥분된 상대방을 유혹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말아라. 이것은 단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피해자지원단체는 "피해자 자신을 비난하게 해선 안된다"며 비판했다.

영국의 피해자지원단체 루시 헤이스팅스 대표는 "성폭행 피해자들이 스스로의 잘못으로 느끼게 하거나 실제 그렇게 느껴서는 안 된다"며 "또한 이들이 성폭행을 막을 수 없었던 것에 대해 비난받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앤드류란 이름의 네티즌은 "크리시 하인드는 말 한마디로 자신의 페미니스트 유산을 완전히 파괴시켰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안토니는 "크리시 하인드씨, 여성에 대한 성폭행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그것은)성폭행범의 잘못일 뿐이다"고 트윗을 날렸다.

질은 "강간범은 피해 여성이 무엇을 입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충동에 따라 성폭행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하인드를 두둔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스테파니는 "하인드가 한 말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녀가 피해자이며, 자책하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 칼럼니스트 하들리 프리만은 "하인드의 발언에 대다수가 분노하고 있지만,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녀에게 동정심이 든다"며 "하인드는 오랫동안 자신이 겪은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며, 자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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